여자축구 활성화 조짐…각계 지원 ‘봇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일 0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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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앞다퉈 훈련비 증액, 시설 개선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대회 우승 등 여자축구팀의 잇따른 쾌거가 지방자치단체와 학교 현장의 시각을 바꿔놓고 있다.

지자체들이 여자축구팀에 대한 지원금을 대폭 증액하는가 하면 축구장 등 시설개선 움직임이 잇따르고, 축구를 하겠다는 여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훈련비 대폭 증액=그동안 소년체전 등에 참가할 때에 한해 교육청에서 일정액을 지원했으나 이제는 지자체와 교육청에서 해마다 정기적으로 훈련비를 지원하고 종전보다 금액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여자축구 진흥에 가장 적극적인 지자체의 한 곳인 강릉시는 여자축구 활성화를 위해 팀을 운영 중인 초, 중, 고 3개교에 2000만원씩을 시비로 매년 지원키로 했다.

여기에 시 체육회의 체육지도사를 전문지도자로 배치하거나 강릉시청 축구팀 선수 및 생활체육 지도자의 '일일 교사제'를 시행하기로 하는 등 직간접적인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U-17 대회에서 경남 출신 선수의 대활약으로 대표팀이 우승하자 여민지와 이정은 선수가 있는 함안 대산고에 5000만원, 함성중에 3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창원 명서초와 거창초에 대해서도 각각 2000만원 등 도내 4개 학교 여자축구부에 모두 1억2000만원의 훈련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올해 U-20 독일 여자월드컵 대회에서 도내 대학팀인 여주대학교 소속 선수들이 선전한 것을 계기로 앞으로 이 대학 축구팀을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울산과학대학은 대학축구단에 속한 문소리, 정영아, 권은솜 등 3명이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의 3위를 견인하자 자기계발 장학금 제도를 만들어 이들에게 지원했다.

앞으로도 학교 명예를 높이는 여자 축구선수에게 자기계발 장학금을 주기로 했으며, U-17월드컵에서 활약한 현대정보과학고 선수에게 대학 잔디구장을 훈련장으로 제공하고 훈련비와 유니폼의 지원 규모도 늘리기로 했다.

●잔디구장 조성 등 곳곳 시설개선=강릉시는 축구공원에 여자선수 전용 라커룸과 관중석 그늘막 등 시설을 확충하거나 보완하고 여자축구팀이 있는 경포여중과 강일여고의 운동장을 잔디구장으로 만들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강원 FC와 생활체육회, 사설 유소년축구단 등이 여자 유소년 축구단을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 저변확대에 나서고 교육청, 축구협회에는 선수선발과 스카우트, 유망 지도자 알선, 대회운영 지원 등을 요청키로 했다.

강원도 화천군도 화천산업고 여자축구팀을 지역 대표로 육성하기 위해 운동장시설 개선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인천 서구는 인천디자인고의 체육시설 보수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기도 고양시는 여자축구 U-17 대회 우승을 계기로 시에 연고를 둔 여자실업팀대교여자축구단이 관내 학교에 여자 축구단을 창설하면 체육용품을 지원하고 축구 클리닉을 운영할 계획이다.

포천시는 내년부터 포천시여성축구단 주장을 맡은 생활체육지도자를 활용해 초등학교 여학생을 대상으로 축구 비만클리닉을 운영할 계획이며, 용품 등 지원예산도수립했다.

대구 동부고는 여자축구부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올해 안으로 운동장을 사계절 활용할 수 있는 인조잔디로 바꾸기로 하는 등 훈련 환경을 더욱 개선할 계획이다.

●여자축구부 창단 이어질 듯=김복만 울산교육감은 "U-17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여자축구 대표팀에 소속된 울산의 현대정보과학고 선수 6명이 대활약을 펼쳐 한국팀을 우승으로 견인했지만, 울산에는 초등학교 여자축구부가 없어 안타깝다"며 "내년에 초등학교 여자축구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 교육감은 "초등학교 여자 축구부는 한때 여자 축구부를 육성했던 울산 동구의 서부초등학교에서 재창단하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초등학교 여자 축구부가 있어야 중, 고교에서 선수를 확보하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 서부초등학교는 2001년 여자 축구부를 창단했으나 2007년 해체됐다.

도민프로축구단 창단작업을 진행 중인 충북도는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여자실업팀 창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 관계자는 "도민 정서상 프로축구팀 창단이 힘들면 여자실업팀을 만드는 대안을 세울 것"이라며 "여자월드컵에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내면서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나도 축구하고 싶어요"=여자축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축구를 지망하는 학생도 크게 늘었다.

광주시 광산중학교 여자축구부에는 최근 초등학교에서 선수가 아닌 일반학생 1~2명이 입단을 신청하는 등 월드컵 우승에 대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광주지역에는 광산중학교와 하남 중앙초교, 운남고 등 3개교에 여자축구부가 있으나 그동안 선수층이 얇아 운영에 애로가 많았다.

1997년 처음 여자축구부를 꾸려 대구에서 유일한 고교 여자축구의 명성을 지킨 대구동부고는 17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활약한 신담영 선수 등 탓에 올해 체육특기자 전형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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