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우신골든스위트 화재는 규모에 비해 다행히 인명피해가 크지 않았다. 37층짜리 건물 외벽 30%가량이 타거나 그을리고 옥상에 있는 스카이라운지와 37층 펜트하우스가 전소되고, 그 아래층인 36층도 상당 부분 화재 피해를 봤지만 인명피해는 입주민 3명과 소방관 1명 등 4명이 경상을 입었을 정도로 미미했다.
우선 화재 현장이 인근 해운대소방서에서 승용차로 1, 2분 거리여서 소방관들의 출동이 빨랐다. 실제로 소방관들은 화재 신고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곧바로 발화지점을 비롯해 층별로 올라가면서 각 가정의 입주민들에게 대피를 종용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소방당국의 초기진화 문제점을 지적했다. 입주민들은 “소방관들에게 불이 고층으로 번지기 전에 5, 6층 유리를 깨고 빨리 불을 끄라고 얘기했지만 ‘동의가 필요하다’며 미적거렸고 그 사이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불이 낮 시간대에 발생한 것도 피해가 적은 원인 중 하나다. 이 아파트 입주민은 400여 명으로 대부분 출근해 집에는 주부와 노인 등만 남아 있었다. 이들은 인근에서 울려오는 119구조대 사이렌 소리를 듣고 건물에 불이 난 사실을 알고 대피했다.
4층에서 시작된 불길이 건물 내부로 향하지 않고, 환풍 통로를 타고 가연성 재질로 돼 있는 황금색 외벽으로 번진 것도 인명 피해를 줄어들게 한 요인이다. 소방 전문가들은 “현존 화재진압장비가 별 쓸모가 없고 비상계단이 유일한 대피로인 초고층 빌딩 화재인데도 큰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라며 “만약 밤에 화재가 났고 불길이 건물 내부로 번졌다면 대형 참사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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