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성 부산시소방본부 소방항공대 운항실장(53·소방경·사진)은 점심식사 중인 1일 오전 11시 38분경 본부 상황실에서 긴급 무전을 받았다. ‘해운대구 주상복합아파트인 골든스위트에서 큰불이 났으니 헬기를 몰고 가서 물을 쏟아 부으라’는 지시였다. 소방본부 1호 헬기를 몰고 오전 11시 55분경 현장에 도착하자 시뻘건 불길이 옥상 근처로 치솟았다. 건물 100m 옥상에는 바닷바람이 거세 헬기 기체가 좌우로 흔들렸다. 그때 옥상 계단 한쪽에서 두 손을 흔들고 있는 입주민 김모 씨(40·여) 등 4명이 흐릿하게 보였다. 프로펠러 때문에 이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절규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시야를 가리는 시커먼 연기, 뜨거운 화염 탓에 옥상에 착륙하기까지 잠시 시간이 걸렸지만 이내 착륙해 주민들을 태웠다. 이륙 직전에도 갑자기 검은 연기와 불덩이가 헬기 쪽으로 몰려들었다. 다행히 바람이 반대쪽으로 방향을 틀어 연기가 걷힌 틈을 타 탈출에 성공했다. 5분 뒤인 낮 12시 3분경 소방본부 2호 헬기도 도착해 입주민 3명을 같은 방법으로 구조했다. 옥상 상황을 파악한 김 실장이 미리 무전으로 소방본부 상황실에 구조용 헬기를 요청했기 때문에 일찍 도착했다. 2호 헬기는 20분 뒤에 다시 옥상으로 접근해 2명을 구하는 등 이날 소방헬기는 모두 9명을 구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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