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노인들 “쌩얼? 엄친아? 무슨 말인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4일 03시 00분


TV방송-광고 ‘외계어’ 몰라

“쌩얼, 아이돌, 엄친아는 도대체 무슨 말이야?” “테이크아웃 커피숍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은 가본 적 없는데….” 노인들에겐 TV 광고나 방송 내용이 낯설기만 하다. 또 커피전문점의 메뉴판은 ‘외계어’로 가득하다. 3일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가 60대 이상 노인 112명을 대상으로 방송·미디어, 문화·트렌드 분야에 대한 인식 수준을 조사한 결과 노인 10명 중 8명은 ‘쌩얼, 아이돌, 엄친아’의 의미를 몰랐다. 절반 이상은 TV에서 연예인이 사용하는 젊은층 위주의 방송용어를 이해하지 못했다.

혼자 사는 70대 이상 노인은 더욱 심각했다. 이들의 87%는 테이크아웃 커피숍, 패밀리 레스토랑을 가본 적이 없고 95.7%는 스마트폰을 들어본 적이 없거나 어떤 기능으로 사용되는지 모르고 있었다. 다만 배우자와 단둘이 사는 노인은 홀몸노인이나 자녀 세대와 함께 사는 노인보다 비교적 새로운 문화에 잘 적응하고 있었다. 또 70대 이상 노인의 69.2%는 컴퓨터를 사용할 줄 모르고 34.6%는 휴대전화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휴대전화가 있는 노인의 78%는 통신사의 멤버십카드 혜택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몰랐다.

바른사회 측은 “이번 조사 결과 노인들이 심각한 문화적 소외국면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노인을 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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