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KTX 2단계 구간 국내최장 부산 금정터널내 방화 대피훈련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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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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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신고 6분만에 소방차-구조대 도착

동래소방서 소방관들이 지난달 30일 KTX 금정터널에서 화재상황을 설정해 긴급구조훈련을 펼치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동래소방서 소방관들이 지난달 30일 KTX 금정터널에서 화재상황을 설정해 긴급구조훈련을 펼치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119열차 비상정차. 119열차 18호 객차 내 화재 발생으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관계부처에 통보하여 주기 바란다.”(열차팀장이 KTX 기장에게 긴급보고)

“고객여러분 지금 이 열차의 18호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정차했습니다. 18호차 손님께서는 당황하지 말고 17호차로 이동해 주십시오. 지금 출입문을 열고 차량 밖으로 나가시면 매우 위험합니다.”(열차팀장이 고객들에게 안내방송)

20.3km 터널내 대피소 4곳 승무원 따라 사다리로 대피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20분 경부고속철도(KTX) 2단계 구간인 부산 연제구 거제2동 금정터널 내. 서울역을 떠나 부산역으로 향하던 제119호 열차가 금정터널 구간을 운행하던 중 18호 객실에서 신변을 비관한 신원미상의 남자가 휘발유를 의자에 뿌려 화재가 났다는 상황이 설정됐다. 열차는 대피시설이 설치된 금정터널 내 제2경사터널 접속부 근처에 멈췄다. 동시에 기장은 관제실에 보고하고 관제실은 동래소방서에 화재신고를 했다. 동래소방서는 연제경찰서, 연제보건소, 시립의료원 등 유관기관에 상황을 전파했다. 현장에서는 승객들이 승무원의 유도에 따라 17호차 비상사다리를 이용해 대피를 시작했다. 승객 20여 명이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경사터널로 탈출했다. 승무원 2명이 레일 부분에 분말소화기를 뿌렸다. 하지만 불길이 더 확산되고, 승객 4명은 유독가스에 질식해 객실 내에서 쓰러졌다.

상황전파 6분 후. 동래소방서 현장지휘대와 소방차, 구급구난차 등 10여 대의 장비가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 안전사고에 대비해 전차선 단전 여부부터 확인했다. 산소통을 짊어진 정예 구조대원들은 열차 객실로 진입해 질식한 부상자들에게 공기호흡기와 보조마스크를 씌운 뒤 구출해냈다. 현장응급의료소에서는 응급처치와 함께 속속 도착한 시립의료원과 보건소 응급차량을 이용해 부상자들을 전문병원으로 이송했다.

2단계 구간 내달 개통

인명구조가 완료되자 소방펌프차의 고압 방수로 열차 화재는 완전 진압됐다.

이날 훈련은 11월 KTX 2단계 개통에 앞서 방화에 의한 열차 내 사고를 가상해 1단계(초동진압, 인명대피), 2단계(인명구조, 긴급구조 통제단 운영), 3단계(사고열차 정비창 이동, 전력복구)로 나눠 진행됐다.

금정터널은 부산 금정구 노포동∼동구 수정동 구간 20.3km로 국내 터널 중 가장 길다. 따라서 방재시설도 구난대피소 4개소, 수직구 4개소, 경사터널 2개소, 연결송수관 23.290km(방수구 136곳)에 이른다. KTX 2단계 구간에는 터널 38곳(74km), 교량도 54곳(27.2km)이나 있어 승객 안전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동래소방서 문황식 서장은 “장대터널에서 사고가 날 경우 대량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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