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영어 말하기 수행평가의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는 유창성과 전달력이다. 교실 맨 뒷자리까지 들리도록 크고 자신감 있게 발표하자. 동아일보 자료 사진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났다.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10월, 중학생을 다시 바짝 긴장하게 만드는 수행평가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외국어고 진학을 목표로 하는 상위권, 중상위권 학생에게 영어 수행평가는 중요하다. 중2, 3 영어내신이 올해부터 외고 입시의 성패를 판가름할 결정적인 변수로 떠오르면서 수행평가 단 1∼2점 차이가 합격과 불합격을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내신 성적은 중간·기말고사 때 실시되는 지필고사와 수행평가를 합산해 산출하는데 수행평가는 이 중 30∼50%를 차지하는 것. 중간, 기말고사에서 영어 100점을 받더라도 수행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으면 성적표에는 ‘미’를 기록하게 된다.》 이뿐 아니다. 교사는 수행평가에 대한 학생의 태도를 유심히 평가한다. 수행평가로 내는 과제를 성실히 제출하는 학생, 말하기 평가 때 자신감 있게 발표하는 학생은 교사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밖에 없다. 이미지는 나아가 특수목적고 지원 시 교사 추천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교사들은 영어 수행평가의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평가할까. 수행평가에서 플러스 점수를 받거나 감점을 당하는 것은 언제일까. 중학교 교사들이 들려주는 현실적 조언을 통해 과제, 말하기평가, 수업활동 평가 등 유형별 영어 수행평가 대비법을 알아보자.
○ 특히 남학생 취약… 꼼꼼함 업그레이드!
과제형 수행평가는 특히 남학생이 취약하다. 교사가 무엇을 지시했는지 정확히 숙지하지 않거나 알아도 꼼꼼히 하지 않았다가 감점 당하는 경우 대부분이 남학생이다.
한 중학교에서 실시된 수행평가 과제를 예로 들어보자. 교과서 본문을 한 문장씩 암기해 쓰고 교과서와 대조해 틀린 것을 수정하는 과제였다. 이 수행평가의 목적은 문장을 암기하도록 해 지필시험의 서술형평가를 대비하기 위한 것. 하지만 많은 학생이 교과서의 문장을 그대로 베끼거나 오답 수정을 제대로 하지 않아 감점을 당했다. 학생이 직접 쓰고 빨간 펜으로 꼼꼼히 수정했다면 만점이다.
이 같은 과제형 수행평가가 한 학기에 5회 정도 실시된다고 할 때 1회에 1∼2점씩 가점을 받는다고 하면 학기말 합산 시 큰 차이가 벌어진다.
서울 신목중 채희옥 영어교사는 “수행평가의 목적을 이해하고 지시한대로 성실히만 해도 만점을 받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지필시험 대비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언북중 최태원 영어교사는 “상위권 남학생 중 영어실력이 뛰어나고 지필시험을 잘 보는데도 불구하고 수행평가에서 감점되는 학생이 꼭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시험점수가 같아도 종합석차가 크게 떨어지는 만큼 평소 수행평가를 준비할 때도 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교실 맨 뒷자리까지 들리도록… 전달력은 필수!
영어 말하기 수행평가는 중간고사가 끝난 후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미리 주제에 대해 공지한다. 말하기 원고를 쓰는 것부터 평가가 시작된다.
원고는 반드시 자신이 쓴 원고여야 한다. 학원 강사나 과외선생의 도움을 받은 원고는 단번에 티가 난다. 말하기평가에서는 고급 어휘를 써야 한다거나 반드시 어법에 맞아야 한다는 기준은 없다. 작성한 원고가 말하기에 불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이 직접 쓴 원고를 교사에게 가져가 첨삭을 받는 것도 좋다.
1인 대중연설 유형, 둘이 대화하는 롤 플레이 형식, 여럿이 하는 연극, 원어민 교사와의 인터뷰 등 말하기 수행평가의 유형은 다양하다. 모든 영어 말하기 평가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유창성. 1인 대중연설이라면 전달력도 중요하다. 교실 맨 뒷자리에 앉은 학생에게까지 들리도록 크고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발표하자. 2인 1조를 하는 역할극이라면 파트너와의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최 교사는 “대화 형식의 수행평가인데도 자신의 지문을 외우느라 상대가 이야기할 때 딴 곳을 쳐다보거나 긴장해서 천장만 바라보는 학생이 있다”면서 “외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측정하는 만큼 이런 자세는 감점 요소”라고 말했다. 2인 대화형식은 보통 교과서 다이얼로그의 형식을 그대로 가져와 단어나 상황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조금만 연습해도 쉽게 만점을 받을 수 있다.
○ 하루 두 번 발표로 수행평가 가산점을 노리자!
수업태도평가는 단순히 수행평가 이상의 중요한 의미가 있다. 교사의 관점에선 점수를 깎기보다는 주기 위한 평가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기 내내 한 번도 가점을 받지 못하는 학생이 있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거나 틀릴 것이 두려워 학기 내내 단 한 번도 손을 들지 못하는 학생이 이에 해당된다.
채 교사는 “수업시간 이뤄지는 발표는 대부분 해당 시간에 충분히 설명하고 모든 학생이 알 만한 것을 출제하므로 자신감과 적극성을 평가하는 것”이라면서 “하루 두 번은 꼭 발표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수업에 임하라”고 조언했다.
외고 진학을 염두에 둔 학생이라면 수업태도에 대한 수행평가는 더욱 중요하다. 최근 외고 진학 시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와 함께 교사의 추천서가 매우 중요해졌다. 학생부와 추천서, 자기소개서를 ‘수행평가’라는 키워드로 훌륭하게 연결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학생부에 중2, 3학년 영어 수행평가가 만점인 학생이 자기소개서에 ‘영어에 흥미가 높아 학교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공부했다’고 쓸 수도 있다.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손을 들고 발표하는 학생들은 교사의 눈에 띄기 마련. 교사는 ‘이 학생은 영어 수업시간에 말하기나 토론활동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우수한 학생’이라고 추천할 수 있다. 이 학생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채 교사는 “영어시험은 잘 봐도 수업시간에 엉망으로 행동하는 학생과 수업시간과 평소 수행평가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학생의 추천서에 담기는 내용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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