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숨진 아들을 가슴에 묻은 아버지가 보험금 전액을 아들의 모교에 기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전남 목포시 연동주민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6급 공무원 이연종 씨(48·사진)가 그 주인공.
이 씨는 지난달 7일 아들이 6년 전 졸업한 목포 영흥고를 찾아가 이창균 교장에게 5000만 원을 내놨다. 이 돈은 7월 3일 친구들을 만나러 나갔다가 교통사고로 숨진 아들(26)의 보험금이다. 군 복무를 마치고 목포대 조경학과 4학년에 복학해 조경기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던 아들을 잃은 이 씨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가슴이 미어졌다.
넉넉지 못한 살림살이지만 아들의 사망 보험금을 허투루 쓸 수 없었던 이 씨는 숨진 아들이 모교 문학동아리 ‘왜솜다리’ 후배들과 끈끈한 정을 이어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학교를 찾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문학동아리에서 활동했던 아들은 올해부터 동아리 졸업생과 재학생이 함께하는 OB 회장을 맡았다. 결성된 지 15년 된 왜솜다리는 지금도 졸업생들이 재학생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학교 축제에도 참가하고 있다.
이 씨는 “아들의 장례식 때 교복 차림으로 식장을 지키고 용돈을 쪼개 부의금을 낸 40여 명의 아들 후배가 너무 고마웠다”며 “아내와 딸(21)이 왜솜다리 회원 중 어려운 학생에게 도움을 주자고 해 흔쾌히 그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창균 영흥고 교장은 “아버지가 타고 온 승용차가 너무 오래돼서 오히려 돈을 받기가 미안할 정도였다”며 “기탁금은 왜솜다리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