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차령산맥을 따라서<19>가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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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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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억새 산행’… 등산객을 부른다

가야산 석문봉에서 등반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그 뒤쪽으로 통신탑 등이 있는 가야산의 정상 가사봉이 보인다. 사진 제공 우종희 씨
가야산 석문봉에서 등반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그 뒤쪽으로 통신탑 등이 있는 가야산의 정상 가사봉이 보인다. 사진 제공 우종희 씨
충남 예산군과 서산시 등에 걸쳐 있는 가야산(677.6m)은 ‘내포(內浦)문화권’의 중심이다. 내포문화권은 가야산을 중심으로 의식과 문화를 공유하는 예산 서산 보령 홍성 당진 태안 등 충남 서북부 지역을 이르는 말. 덕숭산에서 뻗어나가다 솟구쳐 일어난 가야산은 아산과 예산을 가르며 남북으로 길게 뻗어 내포 평야로 불어 닥치는 외풍을 막아준다. 높이 600m급 산 치고는 놀라울 정도로 높은 느낌을 준다. 예산군 관계자는 “내륙 지역 산과 달리 바다가 가까워 상대적 해발 고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신라 때 나라에서 이 산에 사찰을 짓고 제를 지냈고 조선시대에는 덕산 현감이 봄, 가을로 제를 올렸다.

능선을 따라 피는 봄의 진달래와 가을의 억새가 산행의 즐거움을 한층 더해 준다. 산행은 정상인 가사봉보다는 두 번째 봉우리인 석문봉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가사봉 주변은 통신시설이 몰려 있어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문봉 산행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아버지인 남연군 이구의 무덤으로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에 있는 남연군묘(충남도기념물 제80호)에서 대부분 시작된다. 산행길은 △옥양폭포(일명 옥녀폭포)가 있는 일조암 계곡을 지나는 직등 코스 △관음사와 옥양봉을 경유하는 능선코스 △상가저수지를 거쳐 계곡과 남쪽(혹은 북쪽) 갈림목을 경유하는 코스 등 크게 세 가지이다.

가사봉 동남쪽에는 원효봉이라는 봉우리, 산 중턱에는 원효대라는 전망대, 그 주변에 원효암이라는 암자가 있다. 일부에서는 이런 이름 때문인지 원효대사가 당나라로 유학 가던 길에 해골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그 토굴이 가야산 자락에 있다고 말한다.

가야산 주변으로는 종교 상업 역사 자연 등 각종 분야의 유적이 즐비하다. 불교와 천주교 등 종교 전래지(서산마애삼존불, 수덕사, 개심사, 김대건 탄생지, 갈매못 성지), 해상교역과 상업 지역(보부상 조직인 예덕상무사), 애국 충절의 고장(김좌진 윤봉길 한용운 최영 성삼문 김정희 생가지 및 고택), 천혜의 서해안 자연경관(태안사구, 안면송, 안흥항) 등이 내포문화권의 특징이자 자원이다.

수덕사는 빼놓을 수 없는 주변 여행코스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7교구의 본사로 예산군 덕산면 사천리에 위치한 이 사찰은 가야산 오서산 용봉산 등의 주변 명산을 병풍처럼 거느리고 있다. 국보 제49호인 대웅전은 고려 충렬왕(1308년) 때 건립된 목조건물로 기둥과 지붕이 모두 유명하다. 예산군 덕산면 읍내리에는 보부상을 관리하던 ‘예덕 상무사’가 있다. 중요민속자료 제30호로 지정된 보부상 유품 28점이 보부상유품전시관에 보관돼 있다. 보부상은 전통 사회에서 농업생산자, 소규모 가내수공업자, 시장 상인, 소비자 사이의 물물교환을 매개하던 행상으로 보상(褓商)과 부상(負商)을 함께 부르는 이름이다.

가야산 주변은 아직 제대로 개발되지 않아 이렇다 할 음식점을 찾기 힘들다. 수덕사나 온천이 개발된 덕산면, 예당저수지 주변 등으로 나가야 산채 음식이나 매운탕 등 각종 음식을 만날 수 있다. 충남도가 발행한 ‘맛을 따라 찾아가는 충남여행’의 예산편은 예산의 특등급 한우고기만을 엄선해 파는 ‘삼우갈비’(041-333-6230), 예당저수지에서 건져 올린 민물고기와 갖가지 양념으로 만든 어죽이 유명한 ‘예당가든’(333-4473), 자연산 산채를 원료로 건강식을 만드는 ‘중앙산채명가식당’(337-6677) 등을 맛집으로 소개하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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