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金치 못먹으니… “깍두기, 묵은지 드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8일 03시 00분


군부대 복지시설 병원 등, 대체 반찬 구하기 안간힘

배추값이 폭등하자 군부대나 사회복지시설, 병원 등 집단 급식을 하는 곳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비싼 김치 대신 깍두기나 묵은지, 고구마 잎줄기 등 대체 반찬을 찾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배추 재배 농민들은 “한 달 안에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형편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김치를 대신할 반찬을 찾아라!

육군 31사단은 7일 “장병들에게 매달 70차례 공급되는 김치를 40차례로 줄이는 대신 16차례 제공하던 깍두기를 46차례로 늘렸다”고 밝혔다. 31사단은 농협중앙회와 국방부가 맺은 연간 납품계약에 따라 김치를 공급받고 있다. 지난달 농협은 “도저히 단가를 맞추기 어렵다”고 하소연해 일선 군부대에서 깍두기 공급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복지시설인 광주 북구 동림동 애육원은 배추값이 폭등하자 김치 대신 고구마 잎줄기나 무 등 대체 반찬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노인복지시설인 광주 남구 임암동 성요셉요양원이나 무료급식소 등도 사정은 비슷했다.

전남대병원은 배추파동 이후 배추김치, 갓김치, 깍두기를 환자들에게 번갈아 제공하고 있다. 김치 가격 폭등 이후에는 병원 직원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접 배추나 무를 구입해 김치를 담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한두 달이 고비일 것으로 보고 대체 식단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작황 좋은 가을·겨울배추 곧 나온다

해남배추생산자협의회는 다음 달 중순부터 시판할 절임배추를 10kg당 2만9000원에 예약 주문받고 있다. 지난해 가격(2만5000원)에 인건비나 종자대 인상 비용만을 적용한 가격이다. 소비자 문의도 폭주하고 있다. 최재문 해남배추생산자협의회장은 “해남 배추를 이용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값을 더 올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남의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2300ha(약 695만 평)이며 겨울배추는 4800ha(약 1450만 평)이다. 전국 가을배추 생산량의 17%, 겨울배추 생산량의 97%를 차지한다. 가을배추 평년 출하 시기는 11월 20일 전후지만 올해는 5일 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중부지방에서 생산되는 가을배추는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 해안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겨울배추는 12월 말부터 출하된다. 이광옥 (사)겨울배추생산단체협의회 사무국장은 “며칠 전 중국 배추 주산지를 둘러보니 올해 중국 배추 작황이 좋지 않았다”며 “조만간 출하되는 국내 가을·겨울배추 작황이 좋다”고 설명했다.

배추 재배 농민들은 이상기온으로 폭등한 배추 가격이 나중에 폭락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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