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시장- 정치적 발언 자제… 차별화 시도 ■ 김문수 지사- ‘리더십 위기’ 등 거침없는 발언
나란히 재선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8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두 단체장은 민선 이후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한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다. 동아일보는 두 단체장에게 주요 정책 성과와 인맥, 정치적 행보, 의회 관계, 소통방안, 대북정책, 통일방안, 대선 출마 여부 등 13개 항목에 대해 질문을 던져 답을 들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일부 문항에 대해 서로 “저쪽에 유리한 질문 항목 아니냐. 우리 입장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며 경쟁의식을 숨기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오 시장은 ‘시정에만 집중한다’는 콘셉트를 보인 반면 김 지사는 ‘상황에 따라 대선 출마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 ‘친서민과 복지’에는 한목소리
오 시장은 올 7월 취임 이후 9차례에 걸쳐 각계각층의 시민들과 ‘현장 대화’를 가졌다. 대학생 동아리 회원, 초등학생 학부모, 장애인 복지관 종사자, 문화예술인, 디자인 관련 업계, 기피시설 지역주민 등이다. 오 시장 측이 참가자를 정하지 않고 인터넷 신청 시민들로 대화 참석자를 결정해 여과 없는 생생한 의견이 전달됐다는 평가다.
김 지사도 서민을 찾아 낮은 곳으로 달려가는 데 집중했다. 7일 연천군 한센인 정착촌인 청산마을을 방문했다. 이어 양주시에서는 연중 운영한다는 뜻에서 이름 붙여진 ‘365-24 도민 안방버스’에서 주민들로부터 민원 내용을 직접 들었다. 취임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택시 운전사 체험도 계속하고 있다. 2009년 1월부터 지금까지 모두 19차례 택시 운전에 나서 2428km를 달리며 서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김 지사는 또 위기 가정을 지원하는 ‘무한돌봄사업’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서상목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사장으로 있는 경기복지재단을 통해 도내 31개 시군을 상대로 수백 종에 이르는 복지 서비스를 단번에 처리하고 있다.
오 시장도 ‘그물망 복지’를 통해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의 생계와 일자리 등을 해결해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숙인과 저소득층을 위한 인문학 강좌를 대폭 확대해 실시하고 20만 원 이하를 매달 저금하면 같은 금액을 적립해주는 희망플러스 통장 사업도 확대하는 등 복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 각 사안 견해 묻자 서로 신경전
오 시장과 김 지사 측은 각 사안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서로 ‘저쪽에 유리한 질문 아니냐’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각자의 장점을 강조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오 시장은 서울시장으로서 정책개발과 추진 등 시정에 몰두할 뿐 대선주자 행보를 보이는 단체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치적 발언이 잦은 김 지사를 겨냥한 듯한 발언이다.
반면 김 지사는 “임기를 마치는 것이 원칙이겠지만 상황변화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대선주자로 불리는 것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이런 태도는 지방선거에서 강적으로 꼽힌 유시민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돼 정치적 입지가 탄탄해졌다는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 리더십 위기’ ‘이승만 대통령 등 건국세력 재평가’ ‘북한 3대 세습 비판’ 등 김 지사의 정치적 발언 한마디가 언론의 조명을 받는 이유다.
오 시장은 김 지사에 비하면 정치적인 발언에는 거의 나서지 않고 있다. 대신 그가 중점을 두고 있는 복지사업이나 한강르네상스, 서울광장 집회 허용 여부, 무상급식 등에 대해서는 시의회나 기자회견을 통해 강한 추진 의지를 밝히며 시정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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