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솔기념관, 한글 산 교육장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8일 03시 00분


울산서 우리말 교실 등 운영

울산 중구 동동의 외솔기념관 전시실. 한글학자인 외솔 최현배 선생의 생가터에 건립된 외솔기념관에는 외솔의 밀랍인형과 1만여 점의 유품이 전시돼 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 중구 동동의 외솔기념관 전시실. 한글학자인 외솔 최현배 선생의 생가터에 건립된 외솔기념관에는 외솔의 밀랍인형과 1만여 점의 유품이 전시돼 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컴퓨터나 휴대전화에서 사용하는 말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이제 알게 됐습니다.” 2일 오후 3시 울산 중구 동동 외솔기념관에서 만난 이모 군(17·고교 2년)은 “외솔기념관에서 배우는 바른 우리말이 무척 재미있다”고 말했다. 외솔 최현배 선생(1894∼1970)의 생가 터에 지난해 12월 완공된 ‘외솔기념관’이 우리말의 산 교육장이 되고 있다.

이 군이 배우고 있는 강좌는 청소년들이 잘못 알고 있는 비속어 등을 바로잡아 주는 ‘청소년 언어 순화교실’. 울산대 국어문화원의 도움으로 울산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지난달 18일 개강해 11월 27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강의를 한다. 현재 중고교생 20여 명이 수강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올 7월부터 금빛평생교육봉사단의 도움으로 ‘어르신 한글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한글을 모르는 어르신들에게 한글 자음 모음 알기와 낱말 익히기, 듣고 받아쓰기 능력을 높여준다. 또 이달 중으로는 ‘어린이 외솔연구회’도 운영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순우리말 연구와 울산의 방언 찾기, 한글맞춤법에 맞게 글쓰기 등을 한다. 외솔기념관은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무료로 개방된다.

외솔기념관은 외솔 생가 복원에 이어 지난해 12월 완공됐다. 외솔 선생의 생가인 울산 중구 동동 일원 3316m²(약 1004평)에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총면적 852m²·약 258평)로 건립됐다. 지하 1층에는 전시관과 영상실, 한글교실, 체험실 등이 갖춰져 있다. 전시실에는 외솔이 1942년 훈민정음에 관한 역사적 문제와 한글에 관한 이론적 문제를 다룬 ‘우리말본’(1937년), ‘글자의 혁명’(1956년) 등 외솔의 유품과 저서 1만여 점이 전시돼 있다. 전시실에는 또 일제강점기에 외솔 등 한글학자를 민족의식을 고양시켰다는 죄목으로 투옥한 ‘조선어학회사건’의 예심 종결 결정문 영인본도 전시돼 있다. 외솔 생가는 안채와 사랑채 부속채 등으로 지난해 9월 복원됐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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