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축구부원, 코치에 마구 맞아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8일 03시 00분


사인 ‘두개골 출혈’로 드러나… 경찰, 폭행코치 사전 영장

초등학생 축구부원을 때려 숨지게 한 축구 코치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경기 연천경찰서는 파주시 S초교 서모 코치(36)에 대해 폭행치사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 코치는 지난달 18일 오후 5시경 축구부 기숙사에 있는 감독 방에서 5학년 석모 군(11) 등 축구부원 2명을 두께 3∼4cm, 길이 45cm의 나무안마기로 머리와 엉덩이를 여러 차례 때려 석 군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코치는 초등학교 축구리그 경기를 하루 앞두고 축구부원끼리 싸움을 벌였다는 이유로 체벌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체벌 과정에서 나무안마기가 부러질 정도로 심하게 체벌한 것으로 드러났다. 석 군은 체벌을 받고 축구훈련에 참가한 뒤 집으로 돌아가 두통과 구토 증세를 보이다가 다음 날인 19일 오전 8시경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석 군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최근 머리에 이상이 생긴 ‘성경막상 측두부 두개골 출혈’로 숨졌다는 소견을 제출했다. 경찰은 체벌이 직접적인 사인인지를 가리기 위해 당시 상황에 대한 보강 수사를 벌였다. 경찰의 끈질긴 추궁 끝에 서 코치에게서 석 군에 대한 폭행사실 일체를 자백 받았다.

한편 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상곤) 산하 파주교육지원청은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면 석 군이 다니던 학교에 대한 정식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학교 축구부에서 상습적인 체벌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연천=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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