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수학동아와 함께하는 수학이야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1일 03시 00분


주민등록 뒤의 7자리, 숫자 하나하나에 이런 뜻이!

나를 대신하는 번호, 물건을 대신하는 번호가 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번호를 만드는 수학의 원리를 알아보자.

○ 히딩크 감독의 주민등록번호는 틀렸다

대한민국 제1호 명예국민인 거스 히딩크 감독의 주민등록번호는 뭘까? 우리 정부가 준 명예국민증에는 주민등록번호가 없다. 다만 시민들이 만들어 준 주민등록증에는 있다. 히사강이라는 이름에 461108-1020622라는 번호가 또렷하다. 물론 재미로 만든 것이지만 여기엔 적어도 두 군데가 틀렸다.

13자리의 주민등록번호에서 앞의 6자리는 생년월일을 그대로 쓴다. 히딩크 감독은 1946년 11월 8일에 태어났으니 461108이다. 뒤의 7자리는 모든 자리에 의미가 담겨 있다. 첫 번째 자리는 성별과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을 구분한다. 1번과 2번은 각각 1900년대에 태어난 남녀를, 3번과 4번은 2000년대에 태어난 남녀를 뜻한다. 5, 6번은 1900년대에 외국에서 태어난 남녀를, 7번과 8번은 2000년대에 외국에서 태어난 남녀를 가리킨다. 히딩크 감독은 1900년대 네덜란드에서 태어났으니까 1번이 아닌 5번이어야 한다.

두 번째부터 다섯 번째 자리는 출생신고를 한 사무소의 고유 번호다. 여섯 번째 자리는 그날 사무소에 출생신고를 한 순서다. 같은 날 같은 사무소에 신고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1인 경우가 많다. 주민등록번호의 마지막 자리는 앞의 숫자들을 검증하는 숫자다. 히사강의 경우 마지막 자리가 2로 돼 있는데 확인해 보자. 먼저 12자리의 수에 각각 2, 3, 4, 5, 6, 7, 8, 9, 2, 3, 4, 5를 곱한 뒤 모두 더한다.


이 값(137)을 11로 나눠 나머지를 구한다. 다시 11에서 나머지(5)를 뺀 값이 마지막 자리 숫자와 같으면 유효한 주민등록번호다. 히사강은 6이어야 하는데 2이므로 틀린 번호다.

○ 제품의 주민등록번호

‘삑, 삑.’ 마트에는 쉴 새 없이 들리는 소리가 있다. 제품에 새겨진 바코드를 읽는 소리다. 바코드는 막대(바) 모양으로 생긴 부호(코드)라는 뜻이다. 어떤 회사든 자기 제품에 자체적으로 만든 바코드를 붙일 수 있다. 하지만 외국에서도 팔려면 세계 기준에 맞는 바코드를 써야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13자리의 국제상품코드(EAN-13)를 사용한다.

바코드는 흰색 바탕에 굵기가 다른 검은색 막대로 이뤄진다. 막대 하나는 0과 1의 이진수를 나타내지만 여러 개를 겹쳐 쓰거나 굵기를 달리해 0에서 9까지 수를 표현한다. 막대 밑의 숫자는 사람이 바코드를 읽을 수 있게 써둔 것이다. 바코드에 빛을 쏘면 검은 막대 부분은 빛을 흡수해 빛을 조금만 반사하고 흰 부분은 빛을 그대로 반사한다. 컴퓨터는 빛의 차이를 읽어 미리 입력해둔 제품 정보를 알려 준다.

13자리의 바코드에서 앞의 세 자리는 제품을 만든 국가번호로 우리나라는 880이다. 다음 네 자리는 제품을 만든 회사 번호이고, 다음 다섯 자리는 제품의 고유번호다. 마지막 13번째 자리는 앞의 숫자들이 맞는지 검증하는 수다.

앞에서부터 12자리의 수가 88091691000일 때 마지막 자리의 수를 알아보자. 홀수 번째 자리의 수는 그대로 더하고, 짝수 번째 자리의 수는 더한 다음 3배를 한다. 이때 앞에서 구한 두 값을 더한 다음 얼마를 더하면 10으로 나눠 떨어지게 만들 수 있다. 이 수가 13번째 자리의 수다. 즉 두 값을 더하면 108이므로 10으로 나눠 떨어지게 하려면 13번째 자리의 수는 2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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