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주업체인 대선주조 매각을 둘러싼 기업 인수전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응찰가격이 낮다며 매각사가 재입찰 결정을 내렸기 때문.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대선주조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조선기자재 업체인 비엔그룹, 부산상공계 컨소시엄, 롯데칠성음료 등이 제시한 인수가격이 맞지 않아 11일부터 재입찰을 진행한다. 대선주조 최대 주주인 코너스톤에퀴티파트너스는 인수 기업과 개별 협상을 벌여 인수가격이 맞으면 곧바로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코너스톤이 2008년 대선주조를 인수한 가격은 3600억 원대로 추정된다.
입찰참가 업체들은 재입찰에 대해 “기업 실사를 거쳐 제시한 가격을 일방적으로 무효로 한 것은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비엔그룹은 “인수금액을 높이거나 인수조건을 다르게 하면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인수 후보 측도 “최대 인수가격을 낸 후보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야 하는데도 재입찰을 결정한 것은 매각 가격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부산지역 175개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대선주조 향토기업 되살리기 시민연합’은 11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지역 기업이 대선주조를 인수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1930년 부산에서 설립된 대선주조는 지난해 말 기준 부산 시장점유율 74.6%, 전국 시장점유율 7.6%로 소주업계 5위권. 영업실적은 지난해 말 매출 1015억 원에 영업이익 202억 원, 순이익이 134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2004년 신준호 푸르밀(옛 롯데햄·우유) 회장이 600억 원에 대선주조 경영권을 인수한 뒤 2008년 4월 코너스톤 측에 재매각하면서 한때 95%였던 부산 시장점유율이 최근 60% 선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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