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대북지원 확대에 앞장설 것”,구한말 유진 벨 선교사 이후 4대째 한국 거주 ‘의학박사’,“자유구역 국제학교 활성화 국내 인재 해외유출 줄여야”
“자녀 유학비로 매년 5조 원가량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교육 자유화’를 통해 이런 낭비를 최소화하고, 외국인의 의료관광을 활성화할 마케팅 전략도 잘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최근 송영길 인천시장의 외교자문특별보좌관을 맡게 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 인요한(미국명 존 린턴·51) 교수는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가 직면한 몇 가지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했다. 4대째 한국에서 살고 있는 ‘푸른 눈’의 의학박사 인 교수는 남북관계, 교육, 외교 등 여러 분야에 따끔한 조언을 할 정도로 한국 사회 현안에 해박하다.
인 교수는 1895년 선교활동을 하려고 한국을 찾은 진외조부(아버지의 외할아버지) 유진 벨 선교사(1868∼1925)의 한국 파견 100주년을 기념해 1995년에 설립된 ‘유진벨재단’과 함께 활발한 대북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는 수당도 없는 명예직인 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됐지만 자신이 할 일을 국제학교 활성화, 의료관광 확대, 대북지원 확대 등 3가지로 꼽았다. 우선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국제학교를 활성화할 방안을 찾고 있다. 그는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한 외국어학교의 운영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인 교수는 “영어를 잘 못하는 학생도 입학시켜 국제 수준으로 키울 수 있는 교과과정을 도입해야 한다”며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이런 학교가 나오면 한국의 많은 인재들이 외국에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공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관광 분야에도 조예가 깊다.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는 전립샘 등 17개 의료분야에 집중하고 있는데 연간 3만 명의 외국인을 진료하고 있어요. 한국의 의료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스타 의사’를 키우면 의료분야에도 한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복개하지 않고 환부에 구멍을 내서 시술하는 로봇수술은 퇴원도 빠르기 때문에 외국인이 특히 좋아한다”며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이 같은 시술이 가능한 첨단의료장비를 갖추고, 스타 의사를 보유한 병원을 운영하면 경쟁력이 아주 높을 것”이라고 했다.
연세대는 송도국제도시 ‘연세대 국제화복합단지’ 내에 외국인 전용병동 300병상을 포함한 총 1000병상 규모의 국제병원을 2014년 말경 개원할 예정이다. 인 교수가 이 병원 설립에 깊숙이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10여 년간 22번이나 방북한 만큼 북한 실상을 자세히 알고 있다. 인 교수는 “1998년 식량지원이 시작된 인천과 북한 남포항 항로는 북한의 수많은 생명을 살린 ‘생명줄’”이라며 “북한 7개 도 가운데 5개는 바다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인천이 대북지원사업을 하는 데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각 도로 구호물품이 전달될 경우 중앙과 달리 주민에게 분배가 잘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인 교수는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부총재, 다일복지재단 이사, 한국국제협력단(KOICA) 자문위원을 맡아 국제협력, 북한 의료지원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공로로 2002년 대통령표창, 2005년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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