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故천상병 찻집 ‘귀천’ 25년 만에 문 닫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4일 03시 00분


문인과 예술인의 사랑방 역할을 해 온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전통찻집 ‘귀천(歸天)’이 문을 닫는다. 1985년 문을 연 지 25년 만이다.

귀천이 문을 닫게 된 것은 이 찻집을 운영하던 천상병 시인의 부인 목순옥 씨가 올 8월 타계함으로써 주인을 잃었기 때문. 목 씨는 1993년 천 시인이 별세한 뒤에도 홀로 귀천을 지켜 왔다. 그러나 목 씨의 조카가 8년 전부터 운영해 온 인사동 귀천 2호점은 계속 운영한다.

목 씨는 1985년 3월 남편 친구인 강태열 시인에게 300만 원을 빌려 ‘귀천’을 열었다. 신경림 시인과 이장호 영화감독, 중광 스님 등 문화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으며 천 시인을 좋아하는 시민들도 즐겨 찾는 인사동의 대표적인 전통찻집이었다.

목 씨는 1993년 펴낸 수필집 ‘날개 없는 새 짝이 되어’에서 귀천에 대해 “집을 제외하고 남편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곳이다. 배가 고팠던 우리 부부에게 밥 문제를 해결해 주었던 삶의 터전이었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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