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기둥만 덜렁’ 버스정류장 5715곳 바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4일 03시 00분


■ 서울시 6년만에 개선 작업

새로 바뀌는 서울시내 가로변 정류장 형태. 인도 폭에 따라 ㄱ자형(폭 4.5m 이상), 일
자형(3.5∼4.5m 미만), 소형(3.5m 미만) 등 3가지로 만들어진다. 사진 제공 서울시
새로 바뀌는 서울시내 가로변 정류장 형태. 인도 폭에 따라 ㄱ자형(폭 4.5m 이상), 일 자형(3.5∼4.5m 미만), 소형(3.5m 미만) 등 3가지로 만들어진다. 사진 제공 서울시
앞으로 서울시내 가로변 버스 정류장에도 전기히터로 따뜻해지는 의자가 설치된다. 또 중앙차로 정류장처럼 자신이 탈 버스의 도착정보를 전광판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광역, 지선, 간선, 순환버스가 서는 시내 가로변 정류장 5715곳을 이같이 개선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그동안 구역별로 정류장 개선사업을 벌인 적은 있지만 일괄적으로 개선작업을 하는 것은 2004년 이후 6년 만이다.

○ 6년 만의 대수술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장에 비해 가로변 정류장은 낡고 오래돼 그간 도시 미관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의자나 가림막 등 시민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대문구 창천동 창천교회 앞 버스정류장의 경우 버스노선도가 그려진 기둥이 정류장 시설의 전부다. 이 정류장 인도는 3, 4명이 나란히 지나가면 꽉 찰 정도로 좁다. 이 때문에 출퇴근 때만 되면 기둥 주변에 서 있는 10여 명과 그 인도를 지나치려는 행인끼리 서로 어깨를 부딪치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의자도 없는 데다 기다릴 공간마저 부족하자 일부는 정류장 바로 앞 편의점에 들어가 버스를 기다리기도 한다. 반면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장에는 수십 명이 의자에 앉아 여유롭게 버스를 기다린다.

김성수 서울시 버스관리과 운행관리팀장은 “현재 서울시내 전체 가로변 정류장 중 승차대(대기 장소)가 없는 곳이 약 74%(4226곳)”라며 “개선할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 중앙차로 정류장 형태로 개편


서울시는 가로변 정류장을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장과 비슷한 형태로 바꿀 계획이다. 모든 가로변 정류장에 승차대를 달고 벽에 노선도를 붙이는 방식이다. 겨울에 열이 나오는 온돌의자(난방시설)도 전기 시설이 갖춰진 모든 정류장에 설치한다. 버스도착 정보를 비롯해 목적지 찾기, 날씨 등의 정보를 알려주는 버스정보안내단말기도 최소 300대 이상 설치할 예정이다. 노선도 크기(가로 70cm, 세로 20cm)도 현재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장 노선도(가로 40cm, 세로 19.5cm)보다 커진다. 정류장 승차대 디자인은 인도 폭에 따라 ‘ㄱ자형(폭 4.5m 이상)’ ‘일자형(3.5∼4.5m 미만)’ ‘소형(3.5m 미만)’ 등 세 가지다.

사업은 서울시가 전체 사업을 계획하고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 추진하는 형태다. 시는 편의시설 설치 및 운영을 맡을 민간사업자를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사업자는 정류장 광고권을 갖게 된다. 입찰 공고는 22일로 예정돼 있다. 시는 재정 건실도, 자금조달 능력, 승차대 및 편의시설 계획 등 5개 항목을 심사해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단독입찰이 되거나 또는 평가 점수가 70점 넘는 곳이 없을 경우 다시 공고를 내 사업자를 뽑겠다”고 말했다. 현재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장은 IP데코와 광인기업 등 민간사업자가 운영하고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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