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부천 뉴타운 개발사업 ‘빨간불’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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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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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억대 분담금 부담 못해” 사업철회 요구,市“반대 의견 많으면 추진 곤란” 재검토 시사

경기도와 부천시가 추진하는 뉴타운 개발사업(재정비촉진사업)에 빨간 불이 켜졌다. 최근 뉴타운 예정지 주민들이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시에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4일 부천시에 따르면 도는 옛 도심과 신도시의 균형적 개발을 위해 2004년 소사지구(250만 m²)와 원미지구(191만 m²), 고강지구(175만 m²)를 뉴타운으로 지정했다. 이 지역들은 모두 지은 지 오래된 주택들이 몰려 있어 주거환경이 열악할 뿐만 아니라 도시기반시설이 부족해 계획적인 개발이 필요했던 곳이다.

이에 따라 도와 시는 뉴타운 개발사업을 재개발과 같은 방식으로 사업지구 내 주민들이 조합을 결성한 뒤 민자를 유치해 추진하기로 했다. 3개 지구 가운데 경인전철과 동남우회도로가 남북을 가로지르는 소사지구의 재정비촉진계획을 가장 먼저 수립해 지난해 기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뉴타운 예정지 주민 상당수는 최근 “이 사업이 원주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내몰고 있다”고 반발하며 시에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부천 뉴타운·재개발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시에 뉴타운 구역 지정을 해제한 뒤 사업계획을 다시 검토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시가 마련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시가 예정지 주민들의 주택을 시가의 50∼60% 수준에 매입하는 한편 주민들은 추가로 2억∼3억 원에 이르는 개발 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의 90%는 분담금을 낼 형편이 안 돼 시가의 절반 수준인 보상금만 쥐고 외지로 떠날 수밖에 없어 재정착률이 10% 정도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시가 도로 같은 도시기반시설과 공공시설을 건립하는 대신 건물은 소유주의 뜻대로 보수하거나 개축할 수 있도록 맡겨 재정착률을 높이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책위 관계자는 “시가 뉴타운 구역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모든 건물을 철거하고 아파트를 짓는 뉴타운 개발 방식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김만수 부천시장은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뒤 이 사업에 대한 보완 및 재검토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최근 주민의 목소리를 다시 들어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민 반대가 많은 구역은 뉴타운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것이 기본적인 방침이지만 찬성이 많은 구역은 주민들의 부담을 덜도록 도의 지원을 많이 받아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도는 뉴타운이 주민들이 주체가 되는 사업이어서 반대 의견이 많으면 당연히 추진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주민과 기초단체장이 모두 반대한다면 도가 지원할 부분은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연간 가용 예산이 500억여 원에 불과한 시가 주민 의견을 들어 각종 도시기반시설 사업비를 부담해가며 뉴타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소유한 주택의 규모에 따라 보상금과 분담금이 각각 다르다”며 “12월까지 공청회 등을 열어 3개 지구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에 뉴타운 사업 계획을 보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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