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초고층 많은 인천… 화재 안전 대책은?… 53m짜리 고가사다리차 내년 구입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1일 03시 00분


17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갯벌타워’ 21층 인천경제자유구역 홍보관에서 발생한 화재를 지켜본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부산 해운대구 우신골든스위트 화재사고를 떠올리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최근 고층빌딩 화재가 잇따르면서 인천지역 초고층 건물 화재 대응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 좀 더 긴 ‘고가사다리’ 필요

갯벌타워 21층에서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소방 헬기를 출동시키고 소방차 20여 대와 소방관 80여 명을 투입해 불을 껐다. 46m짜리 고가사다리가 있었지만 사용하지 못했다. 15층 높이까지만 화재 진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방관들은 건물에 설치된 소방전을 이용해 불을 껐는데, 호스 길이가 짧아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을 것에 대비해 예비호스를 둘러메고 화재 현장으로 올라갔다. 인천 남동공단소방서 관계자는 “46m짜리 고가사다리의 경우 건물 주변의 화단 등 장애물로 인해 13층 높이까지만 화재 진압이 가능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시내 50층 이상 건물은 송도국제도시 내 동북아트레이드타워(68층), 포스코더샵퍼스트월드(64층), 남구 학익동 엑슬루타워(53층) 등 3곳 6개 동이다. 30층 이상 건물은 송도국제도시와 남동구 논현동, 구월동, 서구 신현동 등 8곳에 39개 동이 있다.

인천소방안전본부는 내년에 17층 높이의 건물까지 화재 진압이 가능한 53m짜리 고가사다리를 구입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70m짜리 고가사다리차(20억 원)를 구입하려 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포기했다. 외국은 112m(42층)와 104m(35층)짜리 고가사다리차가 개발돼 실전에 배치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도로 여건상 사용하기는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 소방당국의 대책은

인천소방안전본부는 현재 고가사다리차(46m) 10대와 굴절차(27m) 7대를 일선 소방서에 분산 배치해 놓고 있다. 인천지역 초고층 건물의 경우 외벽마감재로 유리, 금속패널, 콘크리트 형태의 불연재를 사용했다. 하지만 초고층 건물의 특성상 기존 장비로는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초 전국에서 처음으로 초고층 건물에 대한 화재 현장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다. 송도국제도시 포스코더샵퍼스트월드를 대상으로 건물 특성과 화재 진압 여건을 고려한 현장대응 매뉴얼을 만든 것. 올해 말까지 다른 지역의 초고층 건물들에 대해서도 매뉴얼을 제작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화재, 피난 시뮬레이션 서버를 구축해 화재 피해 위험이 큰 건물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통한 사전 위험 요인을 찾아낸 뒤 대비책을 세우기로 했다.

인천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가정마다 화재 대피 요령을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초고층 건물은 건축 설계 단계부터 소방안전대책을 철저히 마련하고 피난, 방화, 소방시설이 유사시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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