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전북 초-중학교 무상급식 ‘무늬만 무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1일 03시 00분


초등학생 한끼 1800원 책정… 추가분 학부모 부담 떠넘겨

전북도교육청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무상급식을 추진하면서 초등학교는 한 끼에 1800원, 중학교는 2500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 대신 이 금액을 넘어서는 급식비 추가분은 학부모가 부담하게 한다는 방침을 세워 ‘무늬만 무상급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예산 50%, 도비와 시군비 각각 25%씩을 부담해 내년부터 도내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하기로 하고 학생 1인당 한 끼에 1800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학생에게는 자치단체의 예산 지원과 상관없이 도교육청이 1인당 2500원을 기준으로 50%인 1250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급식 지원비는 일선학교의 실제 한 끼 식사비에 못 미쳐 초과분은 학부모가 부담해야 할 형편이다.

실제 도내 초등학교 평균 급식비는 1859원. 학교 수 기준으로는 413개 초등학교 중 98개 학교가 한 끼에 1800원 이상의 급식비를 받고 있다.

전주시내 한 학부모는 “물가와 급식 재료비는 계속 오르는데 도교육청이 정한 한 끼 1800원으로는 현 수준의 급식 질을 맞출 수 없다”며 “학부모들이 모자란 급식비를 부담한다면 그게 무슨 무상급식이냐”고 반발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생의 급식비를 올려주고 싶지만 자치단체의 부담이 커지고 이럴 경우 중학교 무상급식에도 차질이 우려돼 정부의 결식아동 지원 단가를 기준으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교육청의 올해 급식관련 예산은 인건비 103억 원, 저소득층 공휴일 급식비 82억 원, 급식시설 및 기구 현대화사업 226억 원 등 모두 697억 원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실시할 초중학교 무상급식 지원비 273억 원을 합하면 연간 970억 원이다. 이는 전북도교육청의 연간 예산 가운데 인건비 등을 뺀 가용재원 4000억 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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