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아현3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공사 현장. 공사 장비와 작업 인부가 드나들지 않아 썰렁한 모습이다. 이곳은 조합장 유모 씨가 돈을 빼돌리는 등 조합원 간 갈등이 계속되면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서울서부지검이 21일 서울 마포경찰서 박모 경위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박 경위는 2003년 서울 마포구 아현3구역 재개발 지역 조합장이었던 유모 씨(62)로부터 비리를 눈감아 주는 대가로 1억2000만 원을 받은 데 이어 2008년에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다. 전 조합장 유 씨는 지난해 4월 재개발 정비업체(재개발 추진 시 동의서 작업 및 지구단위계획, 조합 설립 등을 돕는 업체) 등과 짜고 수십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이미 검찰에 구속된 바 있다. 그는 올해 7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구치소에서 복역 중이다.
서울시에서 지정한 2차 뉴타운 12개 지구 100여 구역 중 최대 규모 재개발 단지인 아현3구역 재개발 사업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09년 이곳은 조합원들의 고발로 유 씨의 비리가 드러나면서 한 번 홍역을 치렀다. 당시 조합장이었던 유 씨는 정비업체 한 곳에 사업권을 몰아주는 것처럼 꾸며 40여억 원의 대출을 받은 뒤 그중 22억 원가량을 개인 용도로 썼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 등 건설회사로부터 받은 입찰 보증금 60억 원을 자기 명의의 은행 계좌로 송금한 뒤 이 예금을 담보로 23억 원을 대출받는 등 100억 원대에 이르는 거액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유 씨가 실형을 받고 구치소로 가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지만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아현3구역 재개발 조합은 유 씨 계열의 김모 조합장직무대행 세력과 ‘아현3구역 재개발 입주자 모임’의 구모 대표 세력으로 나뉘어 새 조합장 선출 등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구 씨 측은 이미 2009년 5월 유 씨 재임 당시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임원 전체를 해임하기 위해 임시총회를 열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유 씨를 지지하는 측은 서울서부지법에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며 갈등을 겪었다.
구 씨 측은 최근 현 조합 측의 조직적인 폭력과 협박 의혹을 제기하며 서울서부지검에 수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구 씨는 “22일 오전 근무지 근처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나갔다가 괴한으로부터 구타당했다”며 “다른 조합원도 칼로 위협을 당했고 괴한들이 ‘까불지 말고 조용히 있어라’는 말을 남겨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현 조합 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재개발조합 비리사건을 최근 형사 1부와 4부에 배당해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하는 등 재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는 사이 공사는 지지부진하다. 23일 찾은 마포구 아현동 635 일대 현장에는 적막감만 흘렀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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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5 11:47:26
성매매 단속 비리경찰에 이어 부동산 개발 비리경찰 등장. 물론 도요다 정권, 개구리 정권때도 비리경찰들은 있었겠지만 MB정권에서도 뭐 말만 공정 왈왈 짖어대지 그리 달라진 것이 없군.
2010-10-25 06:28:29
우리 나라 경찰의 현주소라니 참으로 한심하도다.정부는 경찰 공무원 임용시 철저한 검증을 거쳐하기를 바란다.
2010-10-25 05:33:45
전 조합장 유씨가 수십억원 빼돌렸는데 징역 3년6월여서 재건축조합장은 비리두목.경찰간부가 비리 눈감아주고 1억 5천만원 받을 정도면 유씨가 얼마나 많이 검은 돈 챙겼을까요? 징역 10년은 선고해야 합니다.재건축조합 부정조차 해결 못하는 무능 더러운 나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