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서울 마포 아현3구역 조합 비리 재수사 착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5일 03시 00분


재개발 억대 수뢰혐의 경관 구속

24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아현3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공사 현장. 공사 장비와 작업 인부가 드나들지 않아 썰렁한 모습이다. 이곳은 조합장 유모 씨가 돈을 빼돌리는 등 조합원 간 갈등이 계속되면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4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아현3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공사 현장. 공사 장비와 작업 인부가 드나들지 않아 썰렁한 모습이다. 이곳은 조합장 유모 씨가 돈을 빼돌리는 등 조합원 간 갈등이 계속되면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서울서부지검이 21일 서울 마포경찰서 박모 경위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박 경위는 2003년 서울 마포구 아현3구역 재개발 지역 조합장이었던 유모 씨(62)로부터 비리를 눈감아 주는 대가로 1억2000만 원을 받은 데 이어 2008년에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다. 전 조합장 유 씨는 지난해 4월 재개발 정비업체(재개발 추진 시 동의서 작업 및 지구단위계획, 조합 설립 등을 돕는 업체) 등과 짜고 수십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이미 검찰에 구속된 바 있다. 그는 올해 7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구치소에서 복역 중이다.

서울시에서 지정한 2차 뉴타운 12개 지구 100여 구역 중 최대 규모 재개발 단지인 아현3구역 재개발 사업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09년 이곳은 조합원들의 고발로 유 씨의 비리가 드러나면서 한 번 홍역을 치렀다. 당시 조합장이었던 유 씨는 정비업체 한 곳에 사업권을 몰아주는 것처럼 꾸며 40여억 원의 대출을 받은 뒤 그중 22억 원가량을 개인 용도로 썼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 등 건설회사로부터 받은 입찰 보증금 60억 원을 자기 명의의 은행 계좌로 송금한 뒤 이 예금을 담보로 23억 원을 대출받는 등 100억 원대에 이르는 거액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유 씨가 실형을 받고 구치소로 가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지만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아현3구역 재개발 조합은 유 씨 계열의 김모 조합장직무대행 세력과 ‘아현3구역 재개발 입주자 모임’의 구모 대표 세력으로 나뉘어 새 조합장 선출 등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구 씨 측은 이미 2009년 5월 유 씨 재임 당시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임원 전체를 해임하기 위해 임시총회를 열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유 씨를 지지하는 측은 서울서부지법에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며 갈등을 겪었다.

구 씨 측은 최근 현 조합 측의 조직적인 폭력과 협박 의혹을 제기하며 서울서부지검에 수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구 씨는 “22일 오전 근무지 근처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나갔다가 괴한으로부터 구타당했다”며 “다른 조합원도 칼로 위협을 당했고 괴한들이 ‘까불지 말고 조용히 있어라’는 말을 남겨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현 조합 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재개발조합 비리사건을 최근 형사 1부와 4부에 배당해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하는 등 재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는 사이 공사는 지지부진하다. 23일 찾은 마포구 아현동 635 일대 현장에는 적막감만 흘렀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재개발지역 ‘김길태사건’후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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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추천 많은 댓글

  • 2010-10-25 11:47:26

    성매매 단속 비리경찰에 이어 부동산 개발 비리경찰 등장. 물론 도요다 정권, 개구리 정권때도 비리경찰들은 있었겠지만 MB정권에서도 뭐 말만 공정 왈왈 짖어대지 그리 달라진 것이 없군.

  • 2010-10-25 06:28:29

    우리 나라 경찰의 현주소라니 참으로 한심하도다.정부는 경찰 공무원 임용시 철저한 검증을 거쳐하기를 바란다.

  • 2010-10-25 05:33:45

    전 조합장 유씨가 수십억원 빼돌렸는데 징역 3년6월여서 재건축조합장은 비리두목.경찰간부가 비리 눈감아주고 1억 5천만원 받을 정도면 유씨가 얼마나 많이 검은 돈 챙겼을까요? 징역 10년은 선고해야 합니다.재건축조합 부정조차 해결 못하는 무능 더러운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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