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 ‘안중근 의사 기념관’ 어제 개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7일 03시 00분


101년전 하얼빈서 울린 총성… 대한민국 한복판서 더 큰 울림

새 동상 제막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01주년을 맞은 26일 서울 남산에서 안중근 의사 동상 제막식이 진행되고 있다. 안 의사 기념관 건립에 맞춰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김양 국가보훈처장, 김영일 광복회장, 안응호 숭무회 이사장, 박유철 안중근 의사기념관건립위원장, 안 의사 유족, 광복회원들이 참석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새 동상 제막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01주년을 맞은 26일 서울 남산에서 안중근 의사 동상 제막식이 진행되고 있다. 안 의사 기념관 건립에 맞춰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김양 국가보훈처장, 김영일 광복회장, 안응호 숭무회 이사장, 박유철 안중근 의사기념관건립위원장, 안 의사 유족, 광복회원들이 참석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서울 남산에 들어선 새 안중근의사기념관이 하얼빈 의거 101주년이 되는 26일 모습을 드러냈다. 1970년 개관한 기념관이 협소하고 낡아 유물 전시조차 어렵게 되자 2004년 김우전 당시 광복회장이 청와대에 건의해 재건립이 시작된 새 기념관은 용지 5772m²(약 1750평)에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로 세워졌다.

○ 1만5055명의 국민 성금 모아 건립

이날 개관식에는 안 의사 유족, 광복회원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양 국가보훈처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국권을 회복하거든 고국에 뼈를 묻어 달라는 안 의사의 말씀을 아직도 받들지 못해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며 “정부는 주변 모든 나라와 힘을 합쳐 안 의사 유해를 찾고 모셔오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 기념관의 건립에는 국고 146억 원 외에 많은 국민이 참여했다. 안 의사의 하얼빈 의거 100주년이던 지난해 재건립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 1만5055명이 성금 34억7000만 원을 기탁했다. 일본인으로 교토(京都) 류코쿠대 도서관장 히라다 아쓰시 교수와 도서관 학예원 다나카 히로유키 씨가 100만 원을 기탁했다. 안 의사와 아들 안중생을 다룬 연극 ‘나는 너다’의 주연 배우 송일국 씨도 출연료 1000만 원을 전액 기탁했다.

○ 숭고한 뜻 느끼게 하는 박물관 구성

새 기념관은 안 의사의 숭고한 뜻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기념관 건물은 안 의사와 손가락을 잘라 결의를 다졌던 ‘동의단지회’ 12인의 뜻을 기려 12개의 기둥 모양으로 지어졌다.

정문 앞에는 군복을 입고 오른손에 펄럭이는 태극기를 쥔 안 의사 동상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건물 오른편에 있는 지하 1층 정문으로 들어가려면 ‘명상의 길’을 지나야 한다. 길을 따라 가는 동안 오른편 대리석에 ‘獨立(독립)’ ‘忍耐(인내)’ 등 안 의사가 옥중에서 썼던 글귀들을 보며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게 된다.

지하 1층 로비에는 흰색 명주 옷 차림의 안 의사 좌상이 있고 뒤에는 안 의사가 손가락을 잘라 피로 쓴 것으로 알려진 태극기가 걸려 있다. 태극을 중심으로 건곤감리가 들어서야 할 자리에는 ‘大韓獨立(대한독립)’이라는 붉은 글씨의 네 글자가 선명하다.

○ 첨단 영상기술로 100년 전 재현

1층 ‘동의단지회’ 전시실에는 12인이 모여 단지를 결의하고 독립을 위해 싸우겠다고 맹세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재현했다. 창호문을 통해 12명의 그림자가 움직이며 그날의 과정을 보여줘 마치 100여 년 전으로 돌아가 비밀 회동을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2층에는 안 의사가 순국하기 전 빌렘 신부와 정근 공근 두 동생을 만나는 대형 사진이 전시됐다. 사진 속 안 의사가 입을 움직이며 “나는 천국에 가서도 마땅히 대한민국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해 숙연케 한다.

이 밖에 안 의사의 출생부터 순국까지의 일대기를 보여주는 사진과 문서, 옥중에서 쓴 것으로 알려진 ‘안응칠 역사’와 ‘동양평화론’을 비롯해 안 의사의 유묵들이 전시되어 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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