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내달 1일부터 해발 1325m코스 첫 개방
전망대선 오름전경 - 서귀포 앞바다까지 한눈에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던 한라산국립공원 사라오름이 다음 달 1일 개방된다. 다양한 식생과 더불어 서귀포 지역 오름과 무인도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한라산 단풍이 절정으로 치달은 25일 신비에 싸인 ‘사라오름’을 찾았다. 국립공원 지역으로 그동안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사라오름은 편의시설 공사를 마치고 11월 1일 베일을 벗는다. 국립공원 지역에 속한 40개 오름(작은 화산체) 가운데 정상을 등산코스로 개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성판악휴게소에서 등산로를 따라 걷다 5.8km 지점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목제 계단이 새로 생겼다. 제주조릿대 사이로 오솔길이 있었으나 탐방객으로 인한 추가 훼손을 예방하기 위해 그 위에 계단을 설치했다.
300m가량 비스듬한 능선을 올라간 순간 눈앞에 시원한 산정화구호가 펼쳐졌다. 바닥은 검붉은 화산탄층이다. 가을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냈던 화구호는 24일 내린 비로 70%가량 찼다. 화구호 주변은 어느새 겨울로 들어섰다. 참빗살나무는 짙은 분홍 립스틱 색깔의 열매를 맺었다. 화살나무, 마가목에 달린 빨간 열매가 선명하다. 상록수인 주목, 꽝꽝나무는 푸른 잎이 온전했고 계단에는 산딸나무 열매가 가득했다.
사라오름은 해발 1325m로 백록담을 제외하고 제주지역 산정화구호 가운데 표고가 가장 높다. 화구륜(둘레) 1200m, 지름 100m 내외로 바닥 면적은 5000m²(약 1500평)에 이른다. 화구호 동남쪽은 제주지역 6대 명혈(名穴)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명당으로 알려졌다. 화구호를 반쯤 돌아 반대편 전망대로 들어섰다. 성널오름, 논고악, 동수악, 보리악 등 오름 전경과 함께 서귀포 앞바다 무인도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과거 산불이 발생했던 능선은 제주조릿대로 덮였다.
강성보 한라산국립공원보호관리부장은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위해 기존 등산로 외에 새로운 코스를 일반인에게 개방한다”며 “등산객이 한라산 정상으로 몰리는 현상을 분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사라오름 탐방코스 개방은 한라산이 40년 만에 변신을 시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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