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분위기도 활기차다. 우선 정문에서 소운동장까지 총 20만2707m²(약 6만1300평) 규모의 야외 공원(KNU 센트럴파크)을 조성하고 있다. 대학 안에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이 건립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단풍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산책로가 들어서고 각종 소규모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도 설치된다. 정문 담장도 허문다. 지역민과 호흡할 수 있는 ‘대학문화 거리’로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신문방송학과 이희승 씨(24)는 “녹색공간으로 재정비되면서 학교가 더 밝아진 것 같다”고 했다.
경북대의 변신은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학내 구성원들은 추락한 경북대 위상을 우려하고 있다. 지역 선도대학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은 실정이다. 여러 원인이 꼽히지만 안팎에서는 안일한 사고방식과 현실 안주가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려는 몸부림이 시작됐다.
경북대는 9월 함인석 총장 취임 후 곳곳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핵심 중 하나는 조직개편. 분권과 위임을 통한 책임행정을 만들겠다는 것. 이에 부총장, 의무부총장, 대외협력처가 신설됐다. 부총장은 학교의 모든 일을 관장한다.
발전기금 2000억 원 확보 등을 위한 ‘발로 뛰는 총장’을 보좌하는 일을 맡긴다는 것. 함 총장의 대내외적인 활동을 곁에서 돕는다. 의무부총장은 보건의료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만들어졌다. 대외협력처는 그동안 지적됐던 학교 홍보 강화의 일환이다. ‘팀’이었던 홍보조직은 ‘과’ 단위로 격상시켰다. 부처장의 세대교체도 실현했다. 주요 부처 5곳 중 4곳의 처장을 40대 초·중반으로 채웠다. 10월 부임한 김성준 대외협력부처장은 42세다. 주요 정책 입안이나 시행에 학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정책자문위원회’도 새로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북대는 모든 보고서를 수치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족하거나 뒤처지는 문제를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숫자로 비교해보자는 것. 현실을 절감하면서 극복 방안을 구체적으로 세울 계획이다. 학교 구성원들의 ‘기’를 살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연구와 교육에 예산을 집중 투자키로 하고 연구비 인상, 성과 관리, 특별 승진 등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모든 변화의 중심은 함 총장이다. 함 총장의 취임 후 공식 활동은 지역 여러 대학 총장을 만나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것부터였다. 내부적인 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대구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다른 대학과의 연계가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 김성준 대외협력부처장은 “지역과 공생하기 위한 관계기관 오피니언 리더와의 모임을 정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 총장은 “변화 소통 감동을 모토로 경북대가 글로벌 100위권 대학에 진입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이 성공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한 사립대학 총장은 “법인화 문제 등을 둘러싼 학내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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