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인천경실련)을 이끌어온 오경환 신부(73·사진)가 28일 인천 중구 항동 한중문화관 4층 공연장 무대에 선다. 4년 전 인천교구 소속 성직자 활동을 마치는 은퇴 자리에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는 “피아노를 열심히 배워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이면 인천경실련을 후원했던 시민들에게 감사 연주회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던 것.
그는 당시 악보를 보면서 한 손으로 간신히 피아노 건반을 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이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면서 반주할 수 있는 피아니스트로 변신했다. 오 신부는 이날 한중문화관의 ‘인천경실련 창립 18주년 후원의 밤’에서 영화 ‘미션’ 주제곡 등 2곡을 연주하고, 가곡 ‘기다리는 마음’ 등 2곡을 부를 예정이다. 자신이 직접 피아노 반주를 곁들인다.
오 신부의 연주 직후 ‘아미쿠스’(라틴어로 친구들이란 뜻)중창단의 공연이 이어진다. 중창단은 오 신부의 세례명이 들어간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라는 노래도 들려준다.
그는 2006년 1월부터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2시간씩 피아노 반주 연습을 해오고 있다. 그가 살고 있는 인천교구 산하 ‘부천가톨릭회관’(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에서 대중교통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피아노학원도 열심히 다니고 있다. 1주일에 한 차례 피아노학원에서 강의를 받은 뒤 숙소에서 매일 맹연습을 하고 있다는 것. 오 신부는 “그동안 300여 곡을 반주했는데, 이제 화음 코드가 붙은 악보를 보면 매끄럽게 반주할 정도는 됐다”고 말했다. 그는 1992년 인천경실련 창립 때부터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굴업도 핵폐기장 반대운동과 인천대 시립화 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사회학 박사이기도 한 그는 요즘 인천가톨릭대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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