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KTX 2단계 구간(동대구∼경주∼울산∼부산)이 개통돼 다음 달 1일부터 본격적인 운행에 들어간다.
국토해양부는 28일 오전 11시 부산역 청사 2층에서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관계 인사와 지역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KTX 2단계 개통식을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통식에 참석할 총리나 장관들의 국회 경제분야 대(對)정부 질문 일정 때문에 개통식을 나흘 앞당겼고 실제 운행은 1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2단계 개통은 2004년 4월 서울∼동대구 1단계 개통 이후 6년 7개월 만이다. 이번 개통으로 서울∼부산 구간 운행이 2시간 18분으로 22분 단축된다. 현재 3시간 반이 걸리는 서울∼신경주 구간은 1시간 55분, 4시간 10분이 걸리던 서울∼울산은 2시간 2분으로 줄어드는 등 통행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 속도 혁명으로 삶의 패턴 변화
KTX 2단계 개통으로 서울과 영남지역이 3시간 생활권으로 편입되면서 국토 이용과 생활공간,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에 사는 사람이 아침에 KTX를 타고 서울에 사는 친구를 만나 점심을 먹고 명동에서 쇼핑을 즐기더라도 저녁때면 넉넉히 집에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역민이 수도권의 의료, 교육, 문화시설을 더 쉽게 이용하게 돼 지역 간 정보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고속철도 권역에서 벗어나 있던 경주, 울산지역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는 등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반면 지역민의 서울 활동이 지나치게 늘어 지역경제가 감퇴하는 수도권 ‘빨대효과’가 심화되는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
○ 고속철 안전성 확보에 전력
2단계 구간에는 강한 비, 바람 등 어떤 악천후에도 시속 300km를 낼 수 있는 최첨단 안전시스템이 구축됐다.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안전한 KTX 속도의 비밀은 선로에 있다. 25m에 불과한 일반레일보다 긴 300m 장대(長大)레일을 공장에서 용접한 뒤 현장으로 옮겨 다시 레일과 레일을 잇는 공법을 적용했다. 이음매가 없는 선로에서 덜컹거림 없이 안전하고 빠르게 운행할 수 있다.
2중 제어시스템으로 제작된 프랑스 TGV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제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KTX에는 3중 제어시스템을 도입했다. 객차와 객차 사이를 사람 관절처럼 움직일 수 있는 관절대차를 채택해 차량 중량은 물론이고 레일과의 접촉을 줄였다. 이 때문에 속력을 높여도 안전하고 쾌적한 승차감 유지가 가능하다.
○ 우리 기술로 건설…해외수주 발판
철도시설공단 김병호 고속철도 사업단장은 “1단계 시공은 프랑스의 도움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설계부터 시공까지 우리 기술로 했기 때문에 우수한 고속철도 건설 능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우수한 고속철도 건설 능력이 그냥 얻어진 것은 아니다. 산과 계곡이 많은 국내 지형조건 때문에 신기술과 신공법이 대거 도입됐다. 총길이 20.3km로 국내 최장인 금정터널은 도심을 통과하는 데다 상부에 부산지하철 1, 2호선이 운행되고 있다. 터널 중앙에 직경 5m짜리 구멍을 낸 뒤 화약을 이용해 조금씩 구멍을 넓혀나가는 ‘TBM+NATM’ 공법을 도입해 시공성과 안전성을 확보했다.
철도시설공단은 고속철도를 건설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브라질, 미국 캘리포니아 등 해외 철도 건설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조현용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2단계 구간 건설을 통해 얻은 한국의 고속철도 기술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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