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기름 유출 사고 당시 장기간 방제작업에 참여한 충남 태안지역 주민들이 세포 손상과 호르몬 계통의 변화로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또 피해지역 초등학생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알레르기 천식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태안군 보건의료원 내 태안환경보건센터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태안 주민들과 보령시 섬 지역 주민 9246명, 초중고교생 1005명 등 모두 1만22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류유출사고 관련 태안주민 1차 건강영향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31일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지역 성인의 소변 내 DNA 산화손상 지표인 ‘8-OHdG’ 농도가 공단지역이나 폐금속광산 일대 주민들보다 높았다. 지방질 과산화 지표인 ‘MDA’ 농도도 다른 농촌지역이나 폐금속광산 지역 주민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방제작업 기간이 길수록 고농도의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가 체내에 축적된 뒤 작업이 끝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DNA의 산화적 손상과 지질 과산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기름 유출 사고에 많이 노출된 지역주민과 적게 노출된 주민의 소변시료 분석 결과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대사경로상에서 효소의 불균형 차이도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함께 방제작업기간이 길수록 알레르기 증상과 고혈압 증상이 높게 나타났고 초등학생들의 알레르기 천식 발병률도 높게 나타났다.
보건의료원 관계자는 “정신건강영향 평가결과 피해지역 주민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및 우울증 등이 만성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속적인 추적관찰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현재 태안지역의 대기와 토양, 해안의 유류 유해성분의 노출 규모는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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