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 부사관 방은 ‘병기창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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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때마다 포탄-대검 빼돌려 인터넷 판매 시도 7명 입건

예비역 해군 부사관인 모모 씨(28)의 인천 남동구 논현동 집을 찾아간 경찰은 경악했다. 13.2m²(4평) 남짓한 방이 모두 소총과 실탄, 모형수류탄 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 모 씨는 2002년부터 2007년 전역할 때까지 5년간 병기담당 부사관으로 근무했다. 휴가 나올 때마다 그는 MK4 포탄 한 발, 벌컨 포탄 한 발, 소총 실탄 13발, 대검 두 자루 등 군용품을 빼돌렸다. 직접 만든 사제총기까지 전시된 그의 방은 ‘소형 병기창고’였다.

모 씨는 2007년 전역 후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며 ‘모군의 붉은 군대’라는 인터넷 블로그를 만든 뒤 인터넷에 수류탄 및 총기 제조법을 올리고 무기를 구매할 사람을 찾았다. 모 씨가 만든 사제총기는 플라스틱 장난감총을 기본으로 직접 개조했다. 총열 부분은 금속을 덧대 강하게 만들고 총의 강도를 결정하는 스프링은 강력한 저격용 제품으로 갈아 끼웠다. 모 씨 집에서 찾은 사제총기는 권총 세 정, 소총 13정 등이었다. 경찰은 “보기에는 허술하지만 쇠구슬을 넣어 발사할 경우 사람이 크게 다칠 수 있는 위력”이라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군복무 중 대공포탄과 실탄 등을 들고 나온 혐의 등으로 모 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모 씨 외에 미국에서 유행하는 사제총기 ‘포테이토건’을 만든 중학생 임모 군(14)도 입건했다. 임 군은 질산칼륨과 황, 숯가루 등을 이용해 교과서에 나온 ‘전통방식’의 화약도 제조했다. 경찰관계자는 “인터넷에 폭발물이나 사제총기에 대한 정보가 지나치게 노출돼 있다”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관련 게시물 등을 집중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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