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일 수사… 천 회장 “日서 치료 날짜 잡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3일 03시 00분


검찰에 ‘소환 보류’ 요청

40억여 원의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67)이 신병치료를 이유로 현재 머물고 있는 일본에서 당장 귀국하기 어렵다는 뜻을 최근 검찰에 알려왔다.

2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천 회장은 전날 변호인을 통해 “치료 날짜를 잡았다”고 검찰에 통보해 왔다. 구체적인 병명이나 치료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과거에 수술한 적이 있는 허리디스크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신병 치료를 받는다는 천 회장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있다”며 “치료를 마치고 귀국하겠다고 밝히지도 않은 상태여서 천 회장의 의중을 명확히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은 천 회장이 일단 귀국을 미룰 수 있는 확실한 구실을 만들기 위해 신병 치료를 하려는 것으로 보고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검찰은 천 회장의 신병 치료 상황을 봐가며 귀국 일정을 조율하는 동시에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천 회장은 임천공업 이수우 대표(54·구속기소)로부터 대출과 세무조사 관련 청탁과 함께 40억여 원을 받은 혐의가 포착돼 검찰에서 3차례 소환 통보를 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고 두 달 넘게 해외에 머물고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동열)는 2일 이 대표로부터 공유수면 매립 인허가 청탁과 함께 1억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김한겸 전 경남 거제시장(61)을 체포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06∼2008년 경남 거제시의 공유수면 매립권을 확보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로비를 벌이면서 공무원 2, 3명에게 수천만∼1억 원의 뇌물을 건넨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여 왔다. 당시 임천공업은 공유수면을 매립해 조선 중간재 가공공장 용지로 사용할 계획을 세우고 마산지방해양수산청으로부터 매립 인가를 받았지만 다른 업체도 같은 지역에 공유수면 매립 계획을 추진하면서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4일 오전까지 김 전 시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 짓고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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