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김지영/‘저작권 공정이용’ 가이드라인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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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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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의 SGA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7월 13일부터 22일까지 ‘저작권 공정이용 제도 연구’라는 주제로 일본에 다녀왔다. 저작권 공정이용 제도란 저작권자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저작물을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규정인데 우리나라의 저작권법과 유사한 법체계와 제도를 가진 일본을 방문국가로 선정했다.

우리는 일본레코드협회, 저작권정보센터, 소프트웨어정보센터, 컴퓨터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와 도쿄대, 나가사키종합과학대, 나가사키대를 방문했다. 방문한 기관에서는 인터뷰를, 대학에서는 세미나를 진행했다. 조사를 하면서 공정이용 도입에 대한 범위 설정 자체가 한국과 많이 다르다는 점을 알았다. 우리나라는 일반적 조항으로서 공정이용 제도에 대해 논의했지만 일본은 개별 제한 규정을 두어 공정이용을 인정하므로 일반규정으로 도입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했다.

논의의 출발점이 다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한국과 일본의 저작권 이용 환경이 다르다는 사실이었다. 한국의 저작권법 위반 관련 형사사건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일본은 저작권 문제가 형사사건으로 번지는 일 자체가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도쿄대 유학생의 의견을 들어보았는데 내용이 흥미로웠다. 개인주의가 강한 환경에서 자라는 일본인에 비해 공동체를 중시하는 한국인은 공유하는 일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므로 저작권 침해 문제도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또 일본의 인터넷 이용자가 개인의 사소한 공간으로 블로그를 꾸미는 데 비해 한국은 일상생활에 유용한 정보나 지식을 다루는 블로그가 많아서 저작권을 위반하는 사례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법체계가 비슷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터뷰와 세미나를 통해 저작권 공정이용 제도에 대한 논의 내용뿐 아니라 저작권 이용 환경도 두 나라가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따라서 한국은 우리의 법문화와 환경에 맞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빠른 정보기술(IT) 확산이 가져올 저작권자와 이용자의 권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공정이용 제도는 필요하다. 일반원칙으로서의 공정이용 법리를 도입하고 지속적 합의를 통한 공정이용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면 불필요한 소송을 줄이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향유, 창작할 수 있다.

김지영 국민대 법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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