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국제 ‘갯벌 올림픽’ 꿈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4일 03시 00분


117가구 200여명 외딴 어촌 고흥 선정마을

전남 고흥군의 한 어촌마을이 국제 갯벌축제를 준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3일 고흥군 남양면 선정마을 주민들은 내년 7월경 개최할 예정인 국제 머드림픽(갯벌축제) 준비에 골몰하고 있었다. 전체 주민이 117가구 200여 명에 불과한 외딴 어촌마을에서 국제 갯벌축제를 개최하려는 이유는 뭘까. 선정마을 주민들은 1988년부터 일본 규슈(九州) 사가(佐賀) 현 가시마(鹿島) 시 주민들과 22년째 교류하고 있다. 가시마 시는 갯벌이라는 자연자원을 활용해 ‘가다림픽’이라는 국제행사를 치르고 있다. 가다림픽은 갯벌의 일본말인 가다에 올림픽을 합성한 단어. 선정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해마다 가다림픽에 참여해 성공 개최 노하우를 익혀 왔다.

선정마을 청년들은 2004년부터 마을 특산물인 꼬막축제를 열고 있다. 꼬막축제 개최 초기에는 따가운 눈총도 받았다. 일부 주민이 “외지인들을 불러 마을을 시끄럽게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어촌 체험객이 늘어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마을 주민 전체가 체험객 방문을 환영했다. 어촌 체험 관광 활성화를 위한 회의에는 모두가 참여하고 있다.

선정마을 주민들은 마을 앞 광활한 갯벌이 가시마 시의 갯벌보다 뛰어나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주민들은 2008년부터 국제 갯벌축제 개최를 모색하게 됐다. 인근에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만큼 ‘우주’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는 각종 행사를 모색하고 있다. 박영대 선정마을 청년회장(52)은 “선정마을 앞 갯벌이 몸에 딱 달라붙고 느낌도 좋다는 것을 가시마 시 주민들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흥군은 1일 남양면 회의실에서 선정마을과 가시마 시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흥 선정 국제 머드림픽 개최에 따른 사전 세미나를 가졌다. 가시마 시 주민들은 내년에 선정 머드림픽에 참가하기로 했다. 고흥군 관계자는 “선정마을은 품질이 뛰어난 꼬막은 물론이고 당산제나 방풍림 등 다양한 문화유산이 있고 갯벌이 상당히 좋아 경쟁력이 있다”며 “국제 머드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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