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주전시관 외부에 덧붙여졌던 흰색 타일을 떼어내고 붉은 벽돌로 된 원래 외양을 되찾았다. 서울 서대문구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보수공사를 마치고 6일 재개관한다고 3일 밝혔다.
○ 형무소의 1930년대 모습 재현해
서대문구는 2008년부터 국비와 시비 등 121억여 원을 들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의 주전시관과 취사장 등을 원형대로 복원하고 전시물을 교체하는 공사를 해왔다. 보안과 청사로 사용됐던 지하 1층, 지하 2층, 총 1398m²(약 423평) 규모의 주전시관은 1960년대 덧붙인 흰색 타일을 제거하고 원래의 붉은 벽돌로 복원했다. 1961년 5·16군사정변 이후 군 출신 형무소장이 붉은색은 공산주의를 떠오르게 한다며 흰색 타일을 붙였다고 서대문구는 설명했다.
주전시관의 전시물도 대폭 교체했다. 주제는 ‘독립과 민주’다. 주전시관 1층은 영상 등으로 서대문형무소의 연혁과 독립운동,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갖는 역사적 의미를 보여주고 2층에는 ‘민족저항실’을 만들어 대한제국 말기부터 1945년 광복까지의 형무소와 관련된 자료를 전시했다. 지하층에 관람객이 들어서면 카메라가 얼굴을 자동으로 촬영하고 이를 독립운동 영상에 합성해 관람객이 독립운동을 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했다.
형무소를 감시하던 건물인 중앙사에서는 간수와 수감자의 의식주를 소개하며 12옥사 건물에는 독립운동가들의 암호통신 방법을 보여준다. 1987년 서울구치소 이전 직후 철거됐던 취사장은 지상 1층, 398m²(약 121평) 규모로 복원해 관리실과 박물관, 기념품 가게 등으로 사용한다.
또 이번 재개관을 맞아 옥사 지붕과 외벽을 보수하고 조경을 통해 1930년대의 형무소 경관도 재현했다. 서대문구는 서울시,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거쳐 내년부터 유관순 지하감옥, 수감자운동장 등을 복원할 계획이다.
○ 재개관 기념식-예술제 열릴 예정
서대문구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재개관을 맞아 6일 오후 3시 역사관에서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됐던 독립운동가와 민주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과 예술제를 연다. 서대문구는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됐던 독립운동가 중 생존해 있는 김영진 옹 등 세 분 가운데 이병희(92), 이병호 선생(85)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화운동으로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된 적이 있는 이돈명 이소선 씨 등은 기념식에서 풋프린팅(발바닥 찍기)을 할 예정이다. 이어 펼쳐지는 예술제에서는 테너 강무림, 소프라노 김수기, 기수 신형원 등이 공연한다.
이에 앞서 4일에는 역사관 내 독립관에서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항일민족지도자와 서대문형무소’를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이 열린다. 염인호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이명화 독립운동사연구소 연구위원이 각각 ‘이승만’, ‘김구’, ‘안창호’를 주제로 발표한다. 7일에는 을사늑약 체결지인 경운궁 중명전을 출발해 경교장, 독립문 등을 거쳐 서대문형무소까지 걷는 ‘독립·민주 올레길 탐방’ 행사가 열린다. 5∼7일에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주관하는 한국현대사 전시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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