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시장이 인터넷에 올린 글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입니다. 이 시장은 3일 0시경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대명천지에 이런 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6·2지방선거 직전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매수했다. 여론조사를 조작했다”고 주장한 이모 씨에 대해 최근 검찰이 내린 무혐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입니다.
이 시장은 이 씨를 ‘한나라당 지지자’라고 지칭하며 “검찰이 ‘술친구에게 들은 말이고 그 말이 사실이라고 (이 씨가) 믿었기 때문에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여러분도 고발당하면 ‘친구가 술자리에서 워낙 진지하게 말해서 믿었다’고 하시면 된다”라며 검찰을 비아냥거리는 듯한 내용도 넣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만약 그 한나라당 지지자가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지지자여서 한나라당 후보를 음해했어도 같은 결론이었을까요?”라고 반문했습니다.
이 글은 3일 오후 6시 현재 조회수 6만 회, 댓글 1500개를 넘으면서 토론방 상위권에 올라있습니다. 대부분 이 시장을 지지하는 의견입니다. 그러나 오프라인의 분위기는 조금 다릅니다. 일반인도 아니고 변호사 출신인 현직 시장이 인터넷을 통해 ‘눈물의 호소’를 한 것에 대해 성남시 직원들을 비롯해 상당수는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검찰도 이례적으로 인터넷 글에 대한 반박자료를 냈습니다. 검찰은 “문제의 ‘한나라당 지지자’는 과거 이 시장의 수행팀장이었고 ‘술친구’ 역시 이번 선거 때 이 시장 측 관계자였다”라며 “한나라당 관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은 “항고나 재정신청 등 가능한 방법이 있는데 현재까지 이 시장 측으로부터 어떤 이의 제기도 없었다”며 황당해하는 모습입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해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대대적인 사정 정국 속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한 의도라는 겁니다. 앞서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올 7월 이 시장은 갑작스럽게 지불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했습니다. 당시에도 모라토리엄 표현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컸습니다. 이 시장이 평범한 개인이 아닌 인구 100만 명에 육박하는 대도시의 수장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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