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마트를 운영하는 중소상인들에게 접근해 빚을 갚아줄 것처럼 속여 마트 운영권을 빼앗은 ‘마트 사냥꾼’들이 붙잡혔다. 일부 상인들은 사기를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동네 마트 업주에게 공동운영을 제안한 뒤 바지사장을 내세워 운영권을 넘겨받고 조직폭력배들과 함께 매장 내 상품과 시설물 등을 헐값에 팔아 넘겨 15억 원 상당을 받아 가로챈 사채업자 서모 씨(48)와 김모 씨(42) 등 3명을 구속하고 강모 씨(47)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 일당은 자금책, 물색책, 해결사, 바지사장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에 따르면 서 씨 등은 2008년 6월∼2010년 1월 수도권 마트 6곳을 부당 인수해 상품과 시설물을 처분하고 총 15억5000여만 원을 챙겼다.
이들은 주로 경영난으로 빚에 허덕이고 있는 중소상인들에게 접근해 “빚을 떠안고 가게를 사겠다”며 운영권을 넘겨받았다. 약간의 계약금만 지불한 뒤 업주와 매매계약을 체결한 서 씨 등은 사업자 명의를 바지사장으로 바꾸고 마트 내 상품과 냉장고 등 시설물들을 시가의 30∼50%에 불과한 헐값에 파는 이른바 ‘땡처리(염가로 팔아넘기는 것)’로 처분했다.
이들 일당은 업주가 항의하면 평소 알고 지내던 조직폭력배들을 동원해 협박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 씨 등에게 사기를 당해 물품대금, 매장 보증금, 관리비까지 고스란히 빚으로 떠안은 업주 두 명은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기업슈퍼마켓(SSM)과의 경쟁 등으로 사정이 어려운 마트가 많다는 점을 노린 악질 범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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