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는 2일 발생한 예멘 4광구 송유관 폭발사고와 관련해 누군가 땅을 파고 지하에 매설해 놓은 폭발물에 의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한다고 3일 밝혔다. 공사 측은 “폭발로 지하 2m 깊이로 매설된 송유관에서 원유가 누출됐다”며 “이 광구는 생산량이 매우 적어 잔류한 소량의 원유가 유출됐다”고 덧붙였다. 유출 원유는 최대 1000배럴가량, 피해액은 1000만 원 미만으로 추산된다.
안범희 석유공사 유럽중동생산팀장은 “4광구 운영권 인수 이후 2009년 7월과 9월, 올해 4월에도 유사한 사고가 있었다”며 “이번 폭발 사고를 일종의 폭탄 사고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폭발이 알카에다에 의한 것인지, 부족 간 다툼으로 인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안 팀장은 “예멘 보안당국의 조사가 끝나지 않아 정확하게 ‘이거다’라고 할 수 없다”며 “앞선 세 번의 파손도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답했다. 공사는 예멘 안전 경보를 4단계 중 가장 위험한 단계인 ‘경계’ 직전 단계인 ‘주시’로 격상했지만 아직 직원 철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한편 이 사고를 계기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동에는 석유공사, 가스공사, SK에너지 등이 총 19건의 자원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진출 기업들은 대부분 현지 군경과 사설 경비업체(시큐리티)의 보호를 받으면서 활동한다. 가스공사는 “현지에서는 경비업체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현지 사업장 경비는 아웃소싱 형태로 보안업체에 맡긴다”고 밝혔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예멘 4광구의 경우 석유공사는 중앙처리시설 50명, 송유관 관리 50명, 해상터미널 30명 등 총 130명에 이르는 현지 경비업체와 군 병력의 보호를 받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답사 단계라 하더라도 움직일 때는 반드시 무장 병력의 호위를 받고 움직인다”고 전했다. 파견 직원들이 움직일 때 방탄조끼를 착용한 채 방탄차량을 이용하고, 그 전후로 무장병력이 탄 차량이 호위하는 식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