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한 지 3개월 만에 금이 간 경복궁 광화문 현판.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올해 8월 15일 복원된 경복궁의 광화문 현판에 최근 금이 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최문순 의원(민주당)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균열이 생긴 광화문 현판 사진을 공개했다. 광화문 현판은 光(광)자 바로 왼쪽에 위아래로 길게 금이 가 있고 化(화)자 아래에도 일부 금이 가있는 상태다. 최 의원은 “복원 3개월도 되지 않아 심하게 손상됐다는 것은 복원 과정이 날림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판이 갈라진 원인과 관련해 현판 소나무가 제대로 마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다. 현판의 재질은 강원도산 육송. 이에 대해 소나무를 선정한 중요무형문화재 대목장 기능보유자 신응수 씨는 “나무를 베어 3년 넘게 충분히 말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 씨는 “완전히 마른 육송이라고 해도 우리 소나무는 금이 가는 경우가 있다. 특히 요즘처럼 건조한 때엔 수축하면서 나무가 갈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현판을 만들고 글자를 새긴 중요무형문화재 각자장 기능보유자 오옥진 씨는 “완전히 마른나무였기 때문에 금이 간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본 뒤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재래 육송은 재질이 강해 갈라짐 현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현판 복원 전에 수입소나무로 현판을 제작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수입목은 부드러워 갈라짐 현상이 잘 나타나지 않지만 오래 가지는 못한다. 문화재청의 김원기 궁능관리과장은 “육송에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으로 지금의 덕수궁 대한문 현판도 나무에 금이 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현판의 균열 상태와 원인 등에 대해 정밀조사한 뒤 보수 작업을 할 계획이다. 수리는 갈라진 틈새에 아교와 톱밥을 채워넣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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