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오후 9시에서 8시로 방송 시간대를 변경한 MBC 주말 ‘뉴스데스크’가 지난 주말 시청률 8.1%, 9.2%(AGB닐슨미디어리서치·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6일 첫 방송에서 SBS ‘8뉴스’를 0.2%포인트 차로 앞선 데 이어 7일에도 8.1%를 기록한 ‘8뉴스’를 1.1%포인트 앞섰다. 지난달 30일과 31일 방송된 주말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각각 6.5%, 6.3%로, 지상파 방송 3사의 메인 뉴스 중 가장 낮았다. KBS ‘뉴스9’에 각각 3.6%포인트, 4.9%포인트 뒤졌으며, SBS 8시 메인 뉴스에 비해서는 1.8%포인트, 4%포인트 낮았다.
MBC는 11월 개편을 맞아 ‘최일구 어록’을 유행시키며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었던 최일구 앵커를 전면에 내세우고 시간대를 오후 8시로 옮기는 변화를 감행했다. 여기에 현장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다른 방송사 뉴스와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6일 방송된 ‘뉴스데스크’는 기획·현장 취재 기사 비율을 늘려 사건 사고 위주의 기존 뉴스 구성에 변화를 줬다. 앵커가 직접 전남 무안군을 찾아 어민들과 함께 낙지를 잡고 인터뷰를 했다. 또한 전체 14개 뉴스(스포츠뉴스 제외) 가운데 ‘GRE 시험 일본 원정대 봇물’ ‘변방에도 김정은…한마디로 대장님’ ‘광부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 등 5개를 기획·현장 취재 기사로 구성했다.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기자가 직접 광산에도 들어가고 앵커가 현장에서 어민과 함께 낙지도 잡으면서 시청자들과의 소통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체적으로도 시간대 변경이 좋은 선택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시청자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시청자들이 인정해 주었고 그것이 시청률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SBS는 담담한 반응이다. SBS ‘8뉴스’를 담당하는 백수현 보도국 편집1부장은 “아직 구체적인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다”며 “우리는 시청률에 연연해 뉴스의 연성화나 옐로화로 가지는 않을 것이고 지금까지 지켜왔던 우리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청자들이 요구하는 뉴스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 ‘뉴스데스크’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MBC ‘뉴스데스크’ 시청자 게시판에는 ‘뉴스가 재미있기는 처음이다’ ‘새로운 느낌의 뉴스’ ‘각박한 뉴스에서 즐거운 뉴스로’ 등의 호평과 함께 ‘딱 어린애들한테 인기 있을 법한 방송. 너무 가벼운 가십거리 같다’ ‘초등학생 수준의 원고, 실망입니다’ ‘뉴스가 최일구 앵커의 뉴스쇼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등 혹평도 이어졌다.
직장인 조모 씨(29)는 “뉴스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예고편까지 내보내며 홍보에 열을 올리기에 한번 봤는데 뉴스가 지나치게 가볍고 볼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MBC에 따르면 예고편 제작, 인터넷 포털 홍보 등 새롭게 변화한 주말 ‘뉴스데스크’에 대한 홍보 비용은 약 20억 원에 이른다.
MBC 내부의 비판 여론도 여전히 높다. 뉴스의 연성화와 보도 기능의 약화를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MBC의 오상진 아나운서는 7일 자신의 트위터에 “시의성 떨어지는 TV 뉴스가 갈 길은 다양한 화면과 공손한 전달톤이라고 보는데, 앵커의 이미지나 진행이 마초적이어서 좀 별로라 느꼈다”는 글을 남겼다 삭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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