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327호인 원앙의 집단 폐사가 전국적으로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수 불법 포획을 위한 농약 볍씨가 유력한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전남 담양경찰서는 지난달 17일과 25일경 담양군 고서면 성월리 광주댐 인근 증암천에서 원앙 43마리가 죽은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이들 원앙 43마리는 독성이 강한 농약인 포스파미돈이 들어있는 볍씨를 먹고 폐사했다. 포스파미돈은 솔잎혹파리 등 해충을 박멸하는 농약으로 벼농사에는 사용되지 않는다. 경찰은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볍씨에 포스파미돈 성분을 넣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담양지역 농약판매점 2곳을 대상으로 최근 3, 4개월 안에 포스파미돈을 구입한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경찰은 원앙 폐사 원인으로 △밀렵 △무차별적 농약 살포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한 불법 포획용 미끼 등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수사하고 있다. 하지만 원앙의 활동범위가 넓어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올해와 지난해 전북 전주시 덕진구나 대전 중구 하천 등에서 원앙 집단폐사가 꾸준히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 원앙은 포스파미돈 성분이 든 볍씨를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원앙이 까치나 멧돼지 등 유해조수를 포획하기 위해 뿌려놓은 농약 볍씨를 먹고 폐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류 전문가들도 유해 조수는 물론 야생오리 불법 포획을 위해 놓은 농약 볍씨에 엉뚱하게 원앙이 희생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겨울 철새들이 예전에는 추수가 끝난 뒤 한국에 왔으나 최근에는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추수 이전에 도래해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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