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발끝에 묻어나는 팔공산 역사의 향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0일 03시 00분


임진왜란-병자호란의 상처 가산산성 둘레길 최근 개방

팔공산 가산산성 둘레길이 모두 조성되면 산림욕과 역사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사진 제공 팔공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팔공산 가산산성 둘레길이 모두 조성되면 산림욕과 역사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사진 제공 팔공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 견훤과 대구 동구 팔공산에서 ‘공산전투’를 벌였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신숭겸 장군의 희생과 계략으로 목숨을 부지한 왕건은 이곳에 숱한 지명과 설화를 낳았다. 이런 역사적 사실과 전설을 잇는 ‘왕건 역사체험길’ 사업이 추진된다. 친환경 탐방로를 통한 여가 공간 제공은 물론이고 개발제한구역 활용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조선시대 임진왜란 및 병자호란 역사현장인 팔공산 가산산성 성벽을 따라가는 ‘둘레길’도 최근 등산객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대구 팔공산에 역사의 숨결을 담은 체험 탐방길이 잇따라 조성된다. 동구에 따르면 팔공산 왕건 역사체험길은 이르면 내년 3월경 선보일 예정이다. 공산동과 안심3, 4동 일대에 조성되는 이 길은 1구간 공산 전투길(18km)과 2구간 왕건 퇴각로(14km) 등 총 연장 32km이다. 완주 시간은 모두 11시간. 1구간은 신숭겸 장군 유적지를 비롯해 만디쉼터,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 등을 잇는다. 2구간은 지하철 1호선 안심역, 동곡지, 신방골, 초례청 등을 돌아오는 코스다.


왕건 역사체험길은 여러 장점을 지녔다. 전체 구간 32km 가운데 15도 이하의 경사가 완만한 곳이 85% 이상으로 어린이, 노약자 등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 계곡과 능선, 밭두렁이 이어지는 자그마한 옛 오솔길은 흙길이 약 80%를 차지하는 등 친환경이라는 이름에 걸맞다는 평가다. 특히 왕건과 관련한 여러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동구는 왕건과 견훤이 맞붙은 공산전투 현장 등 야화, 볼거리,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장소는 재발굴해 특색 있는 길로 조성할 방침이다. 동구는 조만간 실시설계 용역업체를 선정할 방침이다. 총 사업비 5억4000만 원을 투입해 내년 초에는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재만 동구청장은 “사업이 완료되면 팔공산 일대 역사를 재조명하는 새로운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등산객들에게 팔공산의 또 다른 묘미를 줄 가산산성 둘레길은 진남루∼가산바위∼유선대∼용바위∼동문∼진남문의 5km 구간이다. 얼마 전 경북도 팔공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는 칠곡군 가산산성 내 진남문∼남포루의 급경사 구간에 안전펜스, 계단, 전망대를 설치했다. 조만간 북문∼중문(2km)과 치키봉∼진남문(4km)에도 둘레길이 조성될 예정이다. 장성활 공원관리사무소장은 “가산산성 복원 계획을 함께 추진해 역사문화 보존 및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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