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동서발전 노조, 18일 민노총 탈퇴 투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0일 03시 00분


조합원 52% 요구로 총회 개최

한국발전산업노조 산하 동서본부(조합원 1352명)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탈퇴를 위한 조합원 투표를 갖는다. 동서본부는 한국전력공사 산하 5개 발전 자회사 중 하나인 한국동서발전의 노동조합으로 민주노총 사회공공운수서비스연맹 소속이다.

9일 동서본부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동서본부는 민주노총 사회공공운수서비스연맹을 탈퇴하기 위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18일 갖는다. 한국발전노조가 민주노총 소속이기 때문에 5개 본부는 자동적으로 민주노총 소속이 됐다. 동서본부 관계자는 “사회공공운수서비스연맹에서 벗어나 기업별 노조로 전환하기 위해 투표를 하는 것”이라며 “가결 되면 즉시 민주노총을 탈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서발전을 포함한 한국발전산업노조 내 5개 본부는 2002년 당시로서는 유례가 없는 38일간의 장기 총파업을 벌이는 등 민주노총 내 대표적인 강성 노조로 분류돼 왔다. 동서본부 측은 “지난 10여 년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등 민주노총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한 총파업에 나섰다가 조합원들만 대량 징계를 당하는 등 조직(민주노총)을 위한 소모품 취급을 받아왔다”며 “조합원을 위한 노조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표가 주목받는 것은 현 집행부(민주노총 계열) 주도가 아닌 조합원 요구로 이뤄졌다는 점. 3월 본부장 선거에서는 민주노총 계열 후보가 당선됐지만 함께 선출된 산하 7개 지부장 중 4개 지부장, 대의원 28명 중 14명은 ‘반(反)민주노총’ 계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찬반 투표는 조합원 1352명 중 절반이 넘는 704명(52%)이 총회 개최를 요구해 이뤄졌다. 과반수 투표에 투표인원의 3분의 2가 찬성하면 가결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다른 노조의 경우 민주노총 탈퇴를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가 당선된 후 탈퇴를 추진한 것과 달리 동서본부는 지도부와 관계없이 아래에서 탈퇴 찬반 투표를 요구한 것이 특징”이라며 “개별 사업장에서 민주노총에 대한 조합원들의 정서가 어떤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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