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1시 5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 사거리에 검은색 승합차 한 대가 섰다. 찬바람이 부는 매서운 날씨였지만 차에서는 속옷만 걸친 여성 두 명이 ‘누드 시위’를 하기 위해 내렸다. 얼굴과 몸에는 파란 색깔 등으로 바다와 육지를 그린 보디페인팅을 했다. 이들이 손에 든 플래카드에는 한국어와 영어로 ‘지구를 지켜주세요. 채식주의자가 되어주세요’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동물을 인도적으로 대우하는 사람들(PETA)’ 회원인 캐나다인 F 씨(24)와 동물사랑실천협회 회원 한모 씨(34)였다. 한 씨 등은 차에서 내린 지 약 5분 만에 주변에서 대기하던 취재진과 경찰에 둘러싸였다. 서울 강남경찰서 여경들은 이들을 담요로 가린 뒤 다시 승합차에 태워 경찰서로 연행했다. 경찰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경호안전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이들을 현장에서 이동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G20 회의를 앞두고 코엑스 일대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조사에서 F 씨는 G20 회의를 앞두고 환경 보호 및 육식 금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고하지 않고 집회 및 시위를 했기 때문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죄를 적용할 것”이라며 “속옷을 입은 채 몸에 페인팅을 했기 때문에 공연음란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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