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경북지역 대표 종가(宗家)가 서울 강남 나들이에 나선다. 이 지역 종가 12곳은 경북이 추진하는 ‘종가 문화 명품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울대 미술대 조형연구소와 함께 각 가문을 상징하는 문장(紋章)을 만들어 16일 오후 1시∼5시 10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 오디토리움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종가문화, 세계와 소통하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종가 후손 100여 명을 비롯해 유림단체 관계자, 주한 외국 대사들이 참가한다.
경북도는 “종가는 경북 문화의 정체성을 담보하는 버팀목”이라며 “소멸 위기에 처한 종가문화를 전승·보전하기 위해 종가문화 명품화 프로젝트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경북에서도 특히 북부지역은 6·25전쟁 등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어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종택(宗宅)이 보존돼 있다. 경북에서 현재 문화재로 지정된 종가만 120여 곳에 이른다. 대표적인 종택으로는 회재 이언적 선생(여주 이씨)이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인 경북 경주로 돌아와 지냈던 ‘독락당’과 1470년 상주시 화서면에 세워져 54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광주 노씨의 ‘소재종택’, 황희 정승의 현손인 칠봉 황시간이 거주한 것으로 알려진 문경지방의 대표적 종택 ‘장수 황씨 사정공파종택’ 등이 있다. 이 밖에 안동 주촌종택(진성 이씨), 삼산종택(전주 류씨), 영주 연복군종택(인동 장씨), 영양 호은종택(한양 조씨), 영덕 난고종택(영양 남씨), 예천 초간종택(예천 권씨), 봉화 충재종택(안동 권씨), 청송 석간종택(달성 서씨), 고령 점필재종택(선산 김씨) 등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서울대 조형연구소는 올해 3월부터 문장 개발을 희망하는 전체 90개 종가 중 소재의 고유성이 돋보이는 12개 종가를 선정했다. 문장에 사용되는 대표 소재는 연구팀이 직접 각 종택을 방문해 발굴했다. 연꽃과 연못, 난을 상징으로 하는 ‘난고종택’의 경우 먹색 난꽃이 대표 문장으로 개발됐다. 점필재종택은 집안에서 보관 중인 유리병과 벼루 등이 문장으로 그려졌고, 커다란 기와가 특색인 석간종택은 기와를 형상화했다.
김경선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는 “전통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종가별 상징을 일종의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이미지화한 것”이라며 “앞으로 40여 종가의 문장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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