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목회 수사…檢, 1000만원 미만 후원금도 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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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의원실 먼저 독촉” 진술… 檢, 최회장 등 3명 구속기소
로비대상 33명서 38명으로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 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1000만 원 이상 청목회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 이외에 1000만 원 미만 후원금을 받은 의원실도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5일 압수수색한 11명의 현역 의원 외에 혐의가 드러나는 다른 의원 관계자와 해당 의원들도 소환할 예정이다.

민주당 박주선 의원실의 경우 지역구 후원회 관계자가 청목회 광주지회 회원들로부터 지난해 11월 현금으로 후원금 500만 원과 후원자 명단을 건네받은 뒤 후원회 계좌에 입금시키지 않고 있다가 최근 청목회에 반환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실 측은 후원회 관계자가 박 의원은 물론 보좌관과 지역구 후원회 사무국장 등에게 보고하지 않아 알지 못했던 사실이라고 해명했었다.

▶본보 4일자 A12면 참조 입법로비 수사 “청목회, 현금봉투 들고 의원실 방문”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태철)는 청목회가 청원경찰법 개정과 관련해 여야 국회의원 38명을 대상으로 ‘입법 로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15일 밝혔다. 입법 로비 대상 국회의원은 지금까지 33명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날 청목회 간부들의 공소장에서 38명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날 청목회장 최모 씨(56)와 사무국장 양모 씨, 처우개선단장 김모 씨 등 청목회 간부 3명을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후원금을 전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 등 3명은 청원경찰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지난해 청목회 회원 5000여 명으로부터 특별회비 등으로 모금한 8억여 원 중 3억830만 원을 의원 후원회 계좌로 입금시키거나 직접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의원실 측에 후원금을 전달하기 위해 특별회비를 각 지역에 내려 보냈다. 10만 원씩 후원회 계좌에 입금하기 위해 청원경찰과 가족, 친지 등의 명의로 후원자 명단을 만들어 의원실에 직접 건네거나 e메일 등으로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의원실에는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사무실이나 지역구 후원회 사무실에 직접 현금과 후원자 명부를 전달했다. 또 의원 사무실 직원의 개인계좌에 돈을 입금하고 명단을 보내는 방법도 썼다.

검찰은 혐의가 있는 의원실 관계자와 해당 의원을 소환 조사한 후 뇌물공여 혐의가 드러나면 뇌물죄를 적용할 방침이다. 정치자금법은 공무원의 사무와 관련해 청탁 또는 알선하는 조건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개인이 아닌 단체가 정치자금을 기부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청목회 간부들로부터 일부 의원실이 후원금을 독촉하고 소액 후원금 제도를 활용해 10만 원씩 쪼개 내도록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번 주에 해당 의원과 후원회 관계자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특히 최 씨 등이 민주당 최규식 의원실에 총 5000만 원의 후원금 중 수천만 원을 현금으로 후원자 명단과 함께 전달했다고 진술해 검찰은 최 의원실 관계자들의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이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 구인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의원들이 먼저 후원금을 요구하고 독촉한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뿐 아니라 돈의 성격이 뇌물에 해당하는 만큼 뇌물죄 적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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