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울산역 주차장 전경. KTX 울산역 주차장은 차량을 647대밖에 주차할 수 없어 주말과 휴일에는 700∼800대의 차량이 울산역 주변 도로에 불법 주차해야 하는 실정이다. 사진 제공 울산시
“개통 보름 만에 주차장을 추가 건설해야 할 형편이라니….”
14일 오후 8시경 고속철도(KTX) 울산역.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온 가족을 마중하기 위해 승용차로 울산역을 찾은 김모 씨(45)는 ‘만차’ 표시가 돼있는 주차장에 진입하지 못했다. 그 대신 역사에서 멀리 떨어진 갓길에 불법주차한 뒤 5분여를 뛰어가 겨우 가족들과 만났다. 김 씨는 “주차장을 더 많이 확보했으면 이용객 불편이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주차장 태부족
KTX 울산역이 문을 열고 보름이 지난 12∼14일 울산역 이용객은 하루 평균 1만1485명. 이는 개통 7일 뒤 주말보다 680명이 늘어난 것이다. 주중 이용객은 일주일 전에 비해 940명이 증가했다. 울산역 이용객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은 울산에서 서울로 가는 교통수단 가운데 KTX가 2시간 15분으로 가장 빠르기 때문.
문제는 울산역이 도심에서 멀어 이용객 대부분이 승용차를 갖고 온다는 점. 급행, 시내, 직행버스는 배차시간이 30분 이상으로 길어 KTX 탑승시간을 제대로 맞출 수 없다. 게다가 울산역까지 택시를 타면 할증료가 부과돼 요금이 2만 원 안팎 나온다.
울산역이 확보한 주차장은 647면. 평일에는 별문제가 없지만 주말과 휴일에는 주차장을 이용하지 못하는 차량이 700∼800대에 이르는 것으로 울산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때문에 울산역사 주변 도로는 불법 주차된 차량 때문에 버스와 택시 운행이 어려울 정도다. 경찰도 불법주차가 너무 많아 단속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일부 운전자들은 30분에 500원인 주차요금을 아끼기 위해 불법주차를 하고 있다. ○ 계획부터 ‘졸속’
코레일은 울산역사 건축허가를 받으면서 지금보다 적은 430면 규모의 주차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주차장법에는 건축 총면적 100m²(약 30평)당 1면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 울산역사(총면적 8401m²·약 2540평) 규모에 따르면 84면만 확보하면 된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은 규모를 제시한 것. 이에 울산시가 코레일을 설득해 647면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울산시는 11일에 이어 15일에도 코레일에 주차장 추가 확보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코레일 측은 “주차장을 추가로 확보할 용지가 없다”며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15일 간부회의에서 주차장 추가 확보 방안을 비롯한 KTX 울산역 주차 문제와 연계 교통망 확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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