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임기가 시작되는 제18대 고려대 총장 선거가 본격 시작됐다. 역대 최다인 10명이 출마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23일에는 예비심사가 예정돼 있다.
총장 후보자들은 17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국제어학원 대강당에서 열린 공약발표회에서 자신만의 강점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선거에는 이두희 이장로 장하성 교수 등 경영대에서 3명이 출마했고, 정경대의 염재호 이만우 교수, 법학전문대학원 채이식 교수, 생명과학대 김병철 교수, 공과대 김호영 교수 등 안암캠퍼스에서 8명이 출마했다. 세종캠퍼스에서도 처음으로 과학기술대 허훈 교수와 경상대 이광현 교수가 나왔다.
이두희 교수는 대외협력처장 등 보직 경험을 내세우며 세계 일류대학 진입을 최우선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지배구조개선 펀드인 ‘장하성 펀드’로 유명한 장하성 교수는 “4년간 5905억 원을 모금하겠다”고 밝혔다. 경영대 학장을 지낸 이장로 교수는 ‘아시아 시대’를 강조하며 “고려대를 아시아 선도 대학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채이식 교수는 녹화 영상으로 단과대 중심의 분권형 운영을 약속했다. 지난 선거에서 최종 3명의 후보에 올랐다 고배를 마신 염재호 교수는 ‘크리에이티브(creative) KU’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통합형 총장’을 강조했다. 정경대학장을 지낸 이만우 교수는 고려대를 2015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제시했다. 교무부총장 출신인 김병철 교수는 미래전략기획실 설치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역시 지난 선거에서 최종 후보에 올랐던 김호영 교수는 “연구중심 대학을 위해 6개의 융복합연구단을 신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부총장 출신인 이광현 교수는 세종캠퍼스와 이공계 등의 균형 발전을 공약했다. 허훈 교수는 고려대 특유의 선비정신을 되살리자는 공약으로 눈길을 끌었다.
고려대 총장 선거는 올해 전체 교수의 예비심사 방식이 ‘네거티브 방식’에서 ‘적합자 투표’로 바뀌어 당락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종전에는 전체 과반수의 부적격 판정을 받은 후보를 탈락시켰지만, 이번에는 총장이 될 만한 사람에게 표를 주는 방식이다. 전체 투표의 10% 이상을 획득하면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 심사 대상이 된다. 교수, 학생, 재단, 교우회 대표 등 30명으로 구성되는 총추위는 23일 교수 예비심사가 끝난 후 다음 달 21일까지 3인의 후보자를 결정한다. 고려중앙학원 이사회는 다음 달 29일 3인 중에서 한 명을 총장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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