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벼룩의 간’ 빼먹는 고속도 폭력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9일 03시 00분


주차단속 내세워 휴게소 노점상 갈취… 일당 5명 구속

지난해 10월 초순경 서울∼춘천 고속도로 휴게소에 건장한 체구의 20대 남성 10여 명이 나타났다. 한쪽 팔에는 ‘주차단속원’이라는 완장을 차고 있었다. 이들은 휴게소 한쪽에서 물건을 팔던 노점상을 순식간에 포위하고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노점상 A 씨는 이들의 기세에 눌려 사실상 장사를 포기했다. 이들은 A 씨의 노점자리를 빼앗기 위해 나선 일명 ‘고속파’ 일당이었다. 2001년 경기 수원지역을 기반으로 결성된 고속파는 수도권뿐 아니라 서천∼당진 고속도로 등 전국 고속도로를 돌며 노점상 10명에게서 보호비 명목으로 33차례에 걸쳐 2억1000만 원을 뜯어냈다.

고속파 두목 김모 씨(52)는 1999년 한국도로공사(도공) 자회사인 고속도로시설공단에서 일했다. 김 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노점용품 납품회사를 차린 뒤 한편으로는 고속파를 결성해 노점상을 괴롭혀왔다. 김 씨 일당은 피해자들이 불법 영업을 하고 있어 신고가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매달 수백만 원을 상납받았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은 18일 공동공갈 등의 혐의로 김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이모 씨(43) 등 2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김 씨와 도공 직원의 유착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의정부=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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