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세계인의 술로/4부]<1>전국업체 516곳 전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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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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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 일었지만… 9월까지 수출, 작년총액 2배
양극화 심각… 64%가 年매출 1억원도 안돼

국내 막걸리제조업체의 평균 연 매출액은 5억1600만 원, 평균 가동일수는 262일, 평균 생산량은 650KL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정부가 처음으로 전국 막걸리 제조업체 516곳에 대해 실시한 전수조사를 분석한 결과다. 지금까지 민간 차원에서 막걸리를 포함한 전통주 업체에 대한 부분적인 실태조사를 벌인 적은 있었지만 정부가 직접 막걸리업체에 국한해 전수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양극화 심각

28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농림수산식품부의 ‘막걸리제조업체 운영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768개 업체가 막걸리 제조면허를 가지고 있지만 이 중 실제로 생산을 하고 있는 업체는 516곳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이번 조사는 생산시설을 가동 중인 516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막걸리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업계의 양극화는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막걸리 붐을 타고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업체는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간생산능력을 보면 1만 KL 이상의 대형 업체는 전체의 3.7%인 19곳에 불과했다. 반면 10KL 이상∼500KL 미만인 업체가 전체의 68.0%인 351곳으로 가장 많았고 10KL 미만인 곳도 11곳(2.1%)이나 됐다.

이런 양극화는 연간 매출액에서도 극명히 드러났다. 연간매출액이 5억 원 이상∼50억 원 미만인 업체는 45곳(8.7%), 50억 원 이상 업체는 14곳(2.7%)에 불과한 반면 1억 원 미만인 업체가 333곳(64.6%)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각 지역의 특성을 담은 막걸리 업체가 많지만 대형화된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영세한 수준이라는 것을 조사 결과가 보여 준다”며 “연간 매출액이 1억 원에도 못 미치는 업체가 많지만 상위권 업체의 매출액이 큰 탓에 전체 평균매출액은 5억1600만 원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매출액 기준 상위 10개 업체는 업체 전체 매출액의 63.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10곳 중 7곳은 아직도 ‘수입쌀’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업체의 막걸리 원료에 대한 조사도 포함됐다. 조사 결과 막걸리의 원료는 쌀(68.1%), 밀(30.0%), 기타 원료(1.9%) 순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쌀 사용량 가운데 국산쌀의 비중은 23.1%에 그쳤다. 업체 10곳 가운데 7곳 이상이 아직도 수입쌀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남 담양군의 ‘담양죽향도가’ 관계자는 “국산쌀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대부분의 업체에서는 원가 상승의 압박 때문에 수입쌀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사 대상 업체 중 수출에 나선 곳은 100여 곳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이동주조, 국순당, 우리술, 초가 등 상위 5개 업체가 전체 수출액의 7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막걸리 수출은 2008년 442만2000달러, 2009년 627만7000달러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올해의 경우 9월까지의 수출액이 1335만 달러로 이미 지난해 전체 수출 액수를 넘어섰다.

농식품부의 이번 실태조사는 6월부터 11월까지 실시됐으며 조사 방법은 서면조사와 업체 탐방조사가 병행됐다. 농식품부는 처음으로 실시된 실태조사를 앞으로 매년 실시해 향후 막걸리 관련 정책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주류 업체 전체나 전통주에 대한 통계는 국세청 등을 통해 얻을 수 있었지만 막걸리에 국한된 통계는 없었다”며 “이번에 조사된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막걸리 산업 전체를 키울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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