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사비로 장태산휴양림 조성 임창봉옹 타계한 지 몇년됐다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30일 03시 00분


“수익사업” 흉상주변 화단 훼손 논란… 유족 반발에 “복구하겠다”

대전 서구 장안동 장태산휴양림 입구에 세워진 독림가 임창봉 옹의 흉상. 흉상 뒤편의 화단이 크게 훼손돼 유족들이 상심하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 서구 장안동 장태산휴양림 입구에 세워진 독림가 임창봉 옹의 흉상. 흉상 뒤편의 화단이 크게 훼손돼 유족들이 상심하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나는 여생을 나무 심고 가꾸며 진실하고 정직하게 자연의 섭리를 배우며 살겠다. 흙과 나무는 사람 같이 속이지 않음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평생 모은 재산으로 대전 서구 장안동에 장태산휴양림을 조성해놓고 2002년 타계한 임창봉(당시 81세) 옹. 대전시는 고인이 30여 년 동안 조성한 휴양림을 2006년 인수해 시민공원으로 재개장하면서 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휴양림 입구에 흉상을 세웠다.

4년이 지난 지금, 흉상 주변의 화단이 크게 훼손돼 유족들이 속상해하고 있다. 휴양림 관리사무소가 농산물 판매장을 짓겠다며 23일부터 포클레인을 동원해 흉상 주변의 화단을 파헤친 것. 고중인 관리사무소장은 “휴양림 주변 농가에서 생산되는 유기농농산물 판매장을 만들기 위해 화단을 축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어이없어 했다. 임 옹의 차남인 재길 씨(58)는 “농산물 판매장을 만든다면 24만 평 휴양림 안에 더 좋은 장소가 많다”며 “고인의 나무사랑 정신을 모욕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휴일인 28일 가족들과 휴양림을 찾은 안모 씨(43·서구 가수원동)도 “장태산을 찾을 때마다 고인의 공적비를 아이들에게 읽히고 있는데 화단이 파헤쳐져 의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 소장은 “즉각 복구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