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미래로 2010 대학탐방]아주대학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일 03시 00분


실용학문간 융합 선도… 신입생 400명 교환학생 파견

개교 38년을 맞은 아주대는 경기 수원시에 있지만 실용학문을 특성화함으로써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들과 어깨를 겨루는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아주대 의대에 설치돼 있는 소화기질환유전체 연구센터에서 연구원들이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아주대
개교 38년을 맞은 아주대는 경기 수원시에 있지만 실용학문을 특성화함으로써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들과 어깨를 겨루는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아주대 의대에 설치돼 있는 소화기질환유전체 연구센터에서 연구원들이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아주대
‘작지만 강한 대학’을 표방하는 아주대는 융합학문을 선도하는 세계 수준의 대학을 목표로 착실히 내실을 다져 나가고 있다. 2023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 2018년까지 아시아 50대 대학에 진입하는 것이 중장기 계획이지만, 2013년까지 국내 대학 10위 안에 재진입하는 것이 우선 시급한 과제다. 1973년 개교해 올해 38년을 맞은 아주대는 대우그룹의 지원을 받던 1990년대 후반에는 국내 한 언론사의 대학평가에서 7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대우사태로 지원이 끊긴 이후 어려운 10년을 견뎌왔다. 그러나 지난해 18위까지 떨어졌던 대학 순위를 올해 13위까지 끌어올리면서 이제 다시 자신감과 추진력을 얻게 됐다는 게 학내 외의 평가다. 올해는 100억 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도시교통연구분야 우수공학연구센터(ERC)로 지정됐고, 의대와 시너지 효과를 낼 약학대 유치도 성공했다. 신입생들의 입시성적도 올라가고 있고 동문과 학생, 외부인사들의 사회 평판도와 대외 인지도도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융합학문 강화, 신입생 교육 강화, 최고 수준의 취업률 확보, 소통하는 학생 중심의 학사운영 등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다.

○ 실용학문 융합 특성화

아주대는 전통적으로 공대와 의대 등 실용학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실용학문 간 벽을 허물고 결합시킨 융합학문을 차세대 대표 브랜드로 키워 나가고 있다. 지난해 3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정한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에 선정된 아주대 대학원 금융공학과는 대표적인 사례. 금융경제학과 수학이 결합해 다양한 금융 문제를 수학적 방법을 통해 해결하는 학과로 최근 금융기관과 금융전문가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를 위해 우수 연구그룹 10개와 우수 교육그룹 10개를 육성하는 1010프로젝트를 통해 융합 학문 분야를 육성할 계획이다. 올해 신설된 문화콘텐츠학과는 인문적 소양을 갖춘 문화기획자와 스토리텔링 전문가 등을 양성하는 분야다. 영화 식객, 미인도 등을 연출한 전윤수 감독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영화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임원들이 특강을 하고 있다. 2012년에는 성과를 바탕으로 대학원 과정도 개설할 계획이고 미디어학부와 연계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또 올해 약대 유치를 계기로 최고의 임상약학 중심 대학으로 만들어 의대와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이다. 다른 대학 약대에 비해 특화된 ‘신약개발중개연구센터’를 설립할 방침이다. 이 센터는 기초연구기관과 임상연구기관 사이를 이어주며 신약개발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또 학교와 인접한 광교테크노밸리, 판교테크노밸리와 연계하는 한편 생명과학 바이오 제약회사, 신약 및 의료기기 분야와 협력해 의료신약 바이오밸리의 중심으로 만들 계획이다.

○ 철저한 학생관리-취업률 우수학교


올해 4월 교과부가 인터넷에 대학정보를 공개하는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전국 181개 4년제 대학 가운데 아주대는 22번째로 학점이 짠 학교로 올랐다. 졸업생 평점평균이 3.35점으로 엄격한 학사관리를 한 학교로 평가받았다. 입학만 하면 대충 시간을 보내 간판만 따는 학생이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실력을 갖춘 학생을 배출하겠다는 아주대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아주대는 수시합격생이 선발되면 입학 전 겨울방학부터 대학영어와 기초과학 과목을 개설해서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신입생은 입학식과 함께 전원 배치고사를 치른다. 특히 이공계 학생들은 성적이 수준 이하일 경우 별도로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의 기초반 강의를 이수해야 한다. 영어과목도 마찬가지. 고급반과 일반반, 연습반을 각각 이수해야 하며 졸업을 위해서는 토익 730점, 텝스 605점 이상의 성적을 받아야 한다. 지난해부터 도입한 진로조기설정 교육은 1학년 때부터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아주대의 특징이다. 이를 통해 진로설정 커리어로드맵을 작성하고 졸업 때까지 업데이트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장학금 신청도 할 수 없다. 방학 중에는 3주간 합숙을 통해 리더십프로그램, 영어집중강의, 명사초청 교양교육 등을 실시한다.


세계 58개국 206개 대학과 학술교류협정이 체결된 아주대는 신입생 2000명 중 연간 400명의 학생이 외국 자매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수학하고 있다. 졸업학점의 2분의 1, 또는 4분의 3을 아주대에서 이수하고 일리노이공과대(미국),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미국), 선샤인코스트대(호주)와 협정을 맺어 남은 학점을 이수할 수도 있다. 현재 80여 명이 수학하고 있다.

아주대는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박종구 총장직무대행이 직접 챙기는 취업역량강화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정보통신 분야의 강점을 내세워 정보기술(IT) 집중교육, 삼성전자 정보통신 트랙, GM자동차 트랙 등 산학 협력형 교육과정을 통해 현장실무형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대학취업지원기능확충사업, 청년직장체험프로그램 운영기관으로 3년 연속 뽑혀 최근 3년간 9억5000만 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 정시 가군 일반선발 수능 70% 학생부 30% 반영 ▼
■ 올해 신입생 모집 어떻게


아주대는 올해 정시모집 가군과 다군에서 특별전형 176명을 포함해 모두 912명을 선발한다. 이번 정시모집의 가장 큰 특징은 지난해와 달리 가군 일반전형2를 우선선발과 일반선발로 나눈 것. 우선선발은 수능으로만 50%를 뽑고, 일반선발은 수능 70%, 학생부 30%를 반영한다. 수능성적은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의 표준점수를, 탐구영역은 백분위 점수를 각각 반영한다. 특별전형의 하나인 정원 외 기회균형선발전형(입학사정관전형·47명)은 1단계에서 모집인원의 3배수를 서류평가 100%로 뽑은 후 2단계 면접을 거쳐 1단계 점수를 20%, 심층면접 80%를 반영해 선발한다.

정시 다군에서는 계열별로 수능반영영역을 차별화했다. 자연계열의 경우 언어 수리가 외국어 과탐을 반영하고, 인문계열은 언어 수리나 외국어 사탐을 반영한다. 일반전형3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단 의학부의 경우 1단계에서 모집인원의 10배수를 수능 100%로 뽑은 후 2단계 심층면접(10%)을 거쳐 합격자를 가린다. 농어촌학생특별전형(78명)은 수능 90%와 서류평가 10%를 반영해 선발한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 박종구 아주대 총장직무대행 “취업 늘리고 학생과 소통… 국내대학 톱10 진입할 것”

“국내 대학 톱10 진입, 최고 수준의 취업률 확보, 학생 중심의 대학 만들기가 3대 당면 과제입니다.”

박종구 아주대 총장직무대행은 지난해 3월 교무부총장으로 취임한 뒤 올해 3월 총장이 공석이 되면서 총장 역할을 맡고 있다. 교수와 고위 행정관료 경험을 두루 거친 그가 결론 내린 아주대의 앞날은 순수학문보다는 실용학문 위주의 ‘작지만 강한 대학’이다. 박 총장은 “학부생 8000명 수준은 경쟁상대로 생각하는 서울지역 주요 대학의 2분의 1,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아주대만의 강점이 있는 공대와 의대, e-비즈니스, 미디어콘텐츠를 중심으로 융합학문을 키워나가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이후 변화와 개혁을 시도해 성과도 얻었다. 교원능력별 연봉제와 교수평가 차등폭 확대, 강의평가 전면 공개, 표절심사 의무화, 10개 우수연구그룹 육성 등이다. 박 총장은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는 것이 대학 경쟁력 강화의 기본이라는 생각에 취임 이후 제일 먼저 취업역량 강화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기도 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한 취업률(63.4%)은 졸업생 1000∼2000명 그룹 대학 가운데 7위를 차지했다. 그는 “당장 내년에 4년제 대학 200개 중에서 취업률 5위 안에 들 것”이라며 “1학년 때부터 커리어 로드맵을 작성토록 하고 취업지원센터를 만들고, 기업에 당장 필요한 외국어 능력과 실력을 갖춘 학생들을 배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의 발전에는 재정적 뒷받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아주대는 대우사태가 있기 전 1990년대 말까지 눈에 띄는 성장을 거듭하다가 잠시 침체돼 있었다. 박 총장은 “대학이 돈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고 부족한 재정은 선택과 집중으로 효율을 극대화하면 된다”며 “중요한 것은 학생과 교수가 목표의식을 가지고 일심동체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주대는 학교 재정의 70%가 등록금이다. 그래서 박 총장은 학생이 주인인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생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한다. 총학생회 간부들과 막걸리 간담회를 열고, 시험기간에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일일이 빵과 우유를 나눠주기도 했다. 그는 “서비스 측면에서 보면 학교가 학생들에게 부족한 것이 많다”며 “학사제도와 장학금제도 등 여러 면에서 학생 중심으로 돌아가는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문들도 학교에 애정을 쏟고 있다. 동문 기부금이 지난해 45억 원에서 올해는 60억 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 총장은 “국내 대학 최초로 복수학위제를 실시하고 58개국 206개교와 자매결연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뜻있는 학생들이 많이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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