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카페 운영 50대 의사 北망명 기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일 03시 00분


해외 북한대사관 찾아가 “기여도 없다” 거부 당해… ‘빨치산 교육’ 前교사도 가입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진한)는 국가정보원, 서울지방경찰청과 함께 합동수사를 벌여 북한으로 망명을 시도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의사 신모 씨(59)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이모 씨(43)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신 씨 등은 올해 3월 스웨덴으로 가 스웨덴, 오스트리아,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에 망명신청서를 냈지만 북한 당국이 “사회적 기여도가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신 씨 등이 망명신청서에 “식민지 한국을 떠나 수령님 품에서 영원히 살고 싶다”고 적었다고 밝혔다.

또 신 씨는 2008부터 올해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인 ‘세계물흙길연맹’ 등을 통해 사람들을 모은 뒤 북한에 의한 흡수통일을 주장하는 ‘통일대중당’을 창당하려고 준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카페에는 회원 900여 명이 가입했으며 4900여 건의 이적표현물이 게시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들은 모일 때마다 북한 국가를 부르고, 전북 전주시에 있는 김일성 주석의 시조 묘를 참배한 뒤 ‘수령님 만세’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모임에는 제자들을 ‘남녘통일 애국열사 추모제’에 참석시키고 이적표현물을 소지·전파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9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전 교사 김형근 씨도 한때 참여했다가 탈퇴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신 씨는 김 씨의 공판이 열린 법정에 인민복을 입고 나타나기도 했다. 검찰은 신 씨가 1996년 국회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2007년에는 대통령 선거에 나가려고 예비후보로 등록했었다고 전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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